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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지속가능한 물 관리로 세계를 이끈다 / 조명래
관리자 . 2019.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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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래

환경부 장관

 

스페인의 수도인 마드리드 근교에는 세고비아라는 오래된 도시가 있다. 이곳의 명물인 수도교는 아치형 다리 위에 수로를 설치한 것인데, 그 형태가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현재까지도 잘 보존되어 스페인의 대표 관광지로 손꼽힌다. 수로에 미세한 경사를 두어 가압펌프와 같은 별도의 시설 없이도 물이 끊임없이 흘러갈 수 있게 만든 점이 인상적이다. 세고비아 수도교는 지금으로부터 2천년 전 이베리아반도를 점령했던 로마인이 건설했다.

 

로마가 수세기 동안 대제국으로서 위용을 떨칠 수 있었던 것은 우수한 물 관리 기술 덕분이었다고 한다. 그만큼 로마는 물 관리를 잘한 나라였다. 로마인은 수십킬로미터 떨어진 수원에서부터 수로를 설치하여 로마 시내 100만 인구가 충분히 쓸 만큼의 물을 끌어왔다. 끌어온 물은 상하수도를 비롯하여 급수탱크, 공중목욕탕 등 다양한 수리시설을 설치하여 다용도로 쓰였다. 이런 로마 시대 수리시설 유적은 서유럽과 북아프리카, 소아시아 지역에서도 발견된다. 로마의 물 관리 기술은 제국의 힘이 닿는 구석구석마다 전파되어 그 지역의 물을 적절히 다스리고 이용하는 데 활용됐다.

 

4일부터 4일간 대구에서 대한민국 국제물주간이 열린다. 이 행사는 2015년 우리나라에서 개최한 세계 최대 물 행사인 제7차 세계물포럼의 성과를 이어나가기 위해 2016년 시작됐다. 제7차 세계물포럼은 역대 포럼 중 최다 인원이 참석한 행사로 세계 168개 나라, 4만7천여명이 모여 물 문제 해결책을 논의하는 대축제였다. 올해로 네번째 열리는 대한민국 국제물주간 역시 같은 맥락에서 물 문제를 다룬다.

 

특히 이번 대한민국 국제물주간의 화두는 ‘인간과 자연을 위한 지속가능한 물 관리’다. 물은 효율적으로 이용되어 현세대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까지도 충분히 공급돼야 한다. 이런 인간을 위한 물 관리는, 친환경적 하수 처리와 하천 관리로 수생태계에 부담을 주지 말자는 의미에서 자연을 위한 물 관리가 돼야 한다. 기후변화로 지구 곳곳에 유례없는 가뭄과 홍수가 발생하고 있는 지금, 안전한 물을 언제, 어디서나, 누구든지 누리려면 물 관리 방식의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하다. 그동안 개발과 관리의 대상에 머물렀던 ‘물’이 인간과 공존하는 ‘물’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6월, 국토교통부의 수량 관리 기능을 환경부로 이관하는 물 관리 일원화로, 수량과 수질, 생태까지 통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정책적 기반을 마련했다. 이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런 물 관리 경험과 이를 뒷받침해온 물 관리 기술을 전세계에 알려, 통합 물 관리를 통한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끌어가는 데 우리가 앞장서야 한다.

 

올해 국제물주간의 주요 프로그램은 ‘지속가능한 물 관리’라는 점에서 유기적으로 얽혀 있다. 물 분야 고위급 회의인 ‘워터 리더스 라운드테이블’에서는 각국 정부, 국제기구, 기업 등의 대표 물 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여 물 관리의 지속가능성 확보 방안을 논의한다. ‘워터 비즈니스 포럼’에서는 우리나라의 지속가능한 물 관리 경험과 기술을 공유하는 한편, 국외 발주처와 국내 물 기업 간 면담을 통해 협력사업 발굴 등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진다.

 

이번 대한민국 국제물주간은 우리나라의 지속가능한 물 관리가 전세계 물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로마의 물 관리 기술이 이탈리아반도를 넘어 유럽 대륙과 그 주변 지역에 영향을 미쳤던 것처럼, 이번 행사를 통해 우리나라의 우수한 물 관리 기술과 경험이 널리 전해져 세계 물 문제 해결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한겨레에서 보기:
//www.hani.co.kr/arti/opinion/because/908457.html#csidxe0f92aba52c656ab16a51975135a45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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