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토건사업 펼치다 부실화
“지방정부 채무 14조4000억위안”

중국 정부가 부동산 거품과 함께 가장 고심하는 사안은 지방정부의 부채 문제이다. 중앙 정부가 1984년 중앙과 지방의 재정 수입원을 분리하는 분세제를 시행하면서 지방정부는 만성적자에 시달려왔다. 이런 상황에서 지방정부가 실적을 올리기 위해 무리하게 토건 위주의 인프라 사업을 벌이면서 부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금융위기 당시 중국정부는 4조위안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추진했고, 각 지방정부가 그 프로젝트를 대부분 주도했다. 지방정부는 1년 동안 균형예산을 집행하지만, 융자플랫폼 기업(투자공사)을 통한 우회적인 자금조달 확대가 문제를 낳았다. 이들이 뛰어든 토목·건설 투자가 단기간에 과열·중복 양상을 빚으면서 부실화됐다. 중국의 감사원 격인 심계서는 2010년말 기준 지방정부의 총 채무액(공기업 포함)이 10조7100억 위안이라고 밝혔지만, 런민은행은 이보다 많은 14조4000억 위안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사회과학원은 전국 8000여개 지방공사 중 10퍼센트 정도만이 해당사업에서 발생하는 수익금으로 원리금 상환액을 조달할 수 있는 형편이고, 나머지는 토지사용권 판매수입으로 조달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지방공사가 파산할 경우 채무를 지급 보증을 선 지방정부가 갚아야 하는데 세입이 줄고 있는데다 부채비율이 너무 높아 제앞가림도 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는 은행의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정부가 만기연장으로 급한 불은 껐지만 불씨는 살아있다. 이런 견해와 달리 현재 중국의 외환보유고가 3조1000억달러가 넘어 지방정부 채무문제는 해결가능하다는 시각도 있다. 국제통화기금 자료를 보면 2010년 중국의 중앙·지방정부를 포함한 전체 채무는 지디피의 43.5%로 미국(98.5%), 독일(83.2) 등 다른 국가들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만기연장으로 은행의 이자수익이 증대하는 효과도 있고, 부동산 규제정책이 부분적으로 완화하는 모습도 보인다. 신영증권 김선영 애널리스트는 “다만 수출과 소비가 위축된 상황에서 경제성장률 유지 차원에서의 지방정부 투자가 예상보다 많아질 수 있어, 지방정부 채무 문제가 다시 불거질 가능성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