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오더리 작년 매출 250억
포도당 음료 인기에 점유율 ↑
“4조원 시장 허난성 중심으로
유통망 구축 성장 발판 다질 터”

중국대륙의 한가운데인 중원에 위치한 허난성 정저우는 중국 중앙정부의 중서부 대개발 및 내수시장 확대 정책과 맞물려 급부상하고 있는 지역이다. 한국의 대전처럼 동서남북을 잇는 철도와 고속도로가 교차하는 물류허브이자 중국 대륙의 식량기지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이런 이점을 노려 교두보를 마련하고 있는 한국의 식음료업체, 의류업체, 사료업체들을 돌아봤다. 지난 3일 중국 허난성 정저우에서 차로 두시간을 달려 찾은 내륙도시 루훠시의 중심가 ‘신천지’거리. 베이징·칭다오와 달리, 인구 400만의 내륙지방 중소 도시인 루훠시에서는 한글이나 한국 브랜드를 찾기 쉽지 않다. 하지만 음식점들이 모여 있는 먹자골목에 들어서자, 가게 간판 상당수에서 상호와 함께 ‘Lotte(롯데)’라는 글자가 보였다. 롯데 음료 ‘7%’는 가게마다 별도의 공간에 진열돼 있었고, 광고 모델인 배우 이민호씨의 사진이 담긴 포스터도 거리 곳곳에 붙어 있었다. 롯데칠성음료가 아직은 한국 기업이 많이 찾지 않는 중국 내륙지방에 자리를 잡고 ‘중국 내 메이저 음료회사로의 도약’이란 꿈을 키워가고 있었다. 내륙의 교통 요지인 정저우를 발판으로 허난성, 나아가 중국 대륙 전체로 뻗어나가기 위한 기반을 닦고 있다. 롯데칠성의 중국 시장 진출은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내 음료시장의 성장이 둔화하자 발빠르게 해외로 눈을 돌린 것이다. 2005년 9월 베이징에 롯데화방음료유한공사를 설립한 데 이어 같은해 11월 정저우의 러훠창달실업유한공사의 지분 51%를 인수해 롯데오더리음료유한공사를 설립했다. 중국 음료시장은 50조원 규모다. 롯데오더리가 있는 허난성만 따져도 국내와 맞먹는 4조원 시장으로 매력적인 곳이다. 롯데오더리는 정저우에 법인을 두고, 루훠 공장에서 음료를 생산하고 있다. 2009년 나머지 지분까지 인수해 현재 롯데칠성이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정저우 법인에서 만난 곽재억 롯데오더리 총경리(이사)는 “11개 제품을 생산하는데 허난성을 중심으로 유통망을 구축하며 성장의 발판을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공장에서는 ‘7%’,‘ 밀키스’ 등 11개 제품을 하루 5만 상자(60만병)씩 생산하고 있다. 롯데가 국내에서는 음료시장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중국 내수시장에서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현재 중국음료시장은 코카콜라가 50% 이상을 점유하고, 나머지를 놓고 중국 국내 브랜드들이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롯데오더리는 지난해 약 2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롯데칠성음료는 현재 중장기 전략을 가지고 브랜드 인지도 향상과 점유율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곽재억 이사는 “코카콜라에 견주면 우리는 중국시장에서 아직 작은 기업”이라면서도 “지난 3년 동안 두자릿수 성장을 기록해왔고, 2014년부터는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다”고 말했다. 롯데오더리는 ‘이것저것 다 잘하기’보다는 대표 제품 1~2개로 허난성 지역부터 공략하는 ‘선택과 집중’전략을 취하고 있다. 롯데오더리는 포도당 음료인 ‘7%’를 앞세워 기능성 음료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나가는 중이다.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던 음료인 ‘2%’에서 착안한 이 음료는 몸에 가장 이상적인 포도당 수치가 7%라는 의미로 개발된 음료다. ‘2%’보다 좀 더 달고, 탄산을 함유하고 있다. 롯데오더리는 내륙지방에 자리잡은 이점을 활용하고 있었다. 곽 이사는 “대도시 대형마트보다 입점비가 절반밖에 안들고, 인건비(월급여)는 2000위안(약 36만원) 정도로 베이징보다 싼 편이라 원가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교통의 요지라는 것도 향후 사업 확대시 물류 운송에 이점으로 작용한다. 무엇보다 외자기업 유치에 혈안이 된 허난성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정저우·루훠/글·사진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