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과토론 5 - 싱크탱크 이날 마지막 분과토론으로 열린 ‘동아시아 싱크탱크와 정책 형성’에서는 한·중·일 세 나라의 싱크탱크 생태계의 현황과 특징, 전망 등을 놓고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토론자들은 각 나라의 정책 형성 과정에서 균형있는 지식을 공급하려면 독립적인 싱크탱크의 발전이 매우 중요한 과제이며, 이를 위해 세 나라의 싱크탱크가 협력의 끈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 동의했다. 특히 전통적으로 세 나라 모두 정책 형성 과정이 집권 정당과 관료를 중심으로 이뤄진 탓에 서구적인 의미의 민간 독립 싱크탱크가 들어설 여지가 크지 않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주쉬펑 중국 난카이대 교수는 “최근 규모가 크게 늘어난 중국 싱크탱크의 경우, 다른 동아시아 국가와 달리 독립적인 연구활동이 미흡한 편”이라며 “하지만 정책 제안을 통해 간접적인 여론 형성 구실을 적극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일표 한겨레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한국의 경우 민주화 이후 시민사회 영역에서 정책 입안에 활발히 참여하고 나섰으나,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민주정부 집권기를 거치면서 정부 싱크탱크로 옮겨갔다”며 “최근에는 대기업과 이해집단의 싱크탱크가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소개했다. 토론에서는 세 나라 모두 국가 주도의 정책생산은 한계가 있으므로 시장(기업)이나 노조, 사회운동단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싱크탱크 양성으로 정책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스즈키 다카히로 일본 조사이국제대 교수는 “일본의 경우 제도 정치권의 지형에 큰 변화가 없었던 탓에 싱크탱크를 중심으로 한 정책 연구가 활발하지 못했다”며 “그러나 최근에는 캐논, 리코 등 기업 영역에서 싱크탱크 설립에 나서는 등 민간에서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환 기자 [한겨레 2010-12-17]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45428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