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동아시아30’ 발표

두산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LG하우시스, LG생활건강, LG디스플레이

1544곳 환경·사회·지배구조 심사
한국 9곳·일본 10곳·중국 10곳 뽑혀
포스코·풀무원·LG전자 2연속 선정
환경은 일본·사회공헌은 한국 우수
‘적격성 심사’ 강화돼 6~7곳 탈락



한·중·일 상장기업 중 사회책임경영(CSR) 활동이 우수한 29개 기업(동아시아 30)이 선정됐다.
한·중·일 사회책임경영 전문가들로 구성된 ‘아시아 사회책임경영 전문가위원회’는 25일
“한국과 일본, 중국의 상장기업 등 1544곳을 대상으로 3개월 동안 환경(E)과 사회(S), 지배구조(G) 부문에서
국가별로 3개월 동안의 검증과 심사를 거쳐 한국 9곳, 일본 10곳, 중국 10곳 등 모두 29개 우수 기업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전문가위원회와 한겨레경제연구소는 2010년부터 한·중·일 기업들의 사회책임경영 성과를 평가해 우수기업을 선정해왔다.

올해에는 ‘네거티브 스크리닝’(적격성 심사)이 강화돼 전통의 우수기업이 탈락하고 새 얼굴이 많이 등장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두산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엘지(LG)하우시스, 엘지생활건강, 엘지디스플레이 등
5곳이 올해 처음 우수기업에 선정됐다. 포스코와 풀무원, 엘지전자 등 3곳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우수기업에 올랐고,
삼성전기(2012년 선정)는 한해 걸러 다시 선정됐다. 위원회는 “지난해까지는 나라에 관계없이 30곳을 선정했는데
올해부터는 국가별로 10개씩을 선정해 ‘동아시아 30’을 구성했고, 네거티브 스크리닝을 확대 적용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업 과실로 인명 사고가 발생한 곳, 짬짜미(담합)나 경영진의 횡령·탈세·배임 등이 불거진 곳 등 한·중·일 기업 10여곳이 평가에서 제외되거나 탈락했다.

올해 선정된 한국 기업들은 본사뿐 아니라 국외 사업장과 계열사, 협력사에 대한 비재무적 정보 공개를 확대하는 한편,
소외 계층을 위한 제품을 출시하거나, 협력사의 거래 관행 개선을 유도한 활동 등이 돋보였다고 위원회는 설명했다.
엘지전자는 장애인과 고령자의 접근성을 높인 디지털 기기, 삼성전기는 기존 종이 라벨을 대체하는 친환경적 전자가격표시기,
엘지하우시스는 층간 소음을 줄이는 바닥재와 환경 호르몬 방출을 최소화한 벽지,
포스코는 1차 협력사에 2차 협력사로 신속한 대금 결제를 유도하는 시스템 개발 등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중·일 전체 29개 기업의 영역별 점수 평균치는 환경(62.24점), 사회(53.30점), 지배구조(44.95점) 등의 차례였다.
환경 영역은 일본 기업들이 71.69점으로 가장 높았다. 오래전부터 환경 중시 경영 시스템이 정착됐고
그 성과를 투명하고 구체적으로 공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위원회는 설명했다. 한국 기업은 사회 영역 평균 점수가 60.42점으로 가장 앞섰는데,
특히 ‘사회공헌’ 부문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지배구조는 한·중·일 모두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위원회는
“세 나라 기업들 중 이사회에서 사회책임경영과 관련된 경영 기회나 위험을 다루고 있는 기업은 거의 없었다.
이사회나 경영진의 성과 평가에 사회책임경영이 연동되어 있는 경우도 매우 적었다”고 평가했다.

김회승 한겨레경제연구소 연구위원 honesty@hani.co.kr

심사평 “한국 금융권 한 곳도 못올라 분발해야”
담합·비리 등 문제기업 배제
산재 등 사후 노력 질의 검토
사회책임경영 우수기업을 선정하는 ‘동아시아 30’이 올해로 5년째다. 한국위원회에서는
‘코스피 200’ 상장기업 등 전체 247개 대상 기업을 3차에 걸쳐 면밀히 검토했다. 한·중·일 세 나라 위원회가 공정하고 객관적인 지표와 가중치를 적용했다.

특히 올해는 담배, 도박, 음란물, 대량생산무기 제조 등의 산업을 제외했다.
또한 지난 1년 동안 언론 등에 나타난 네거티브 스크리닝 사항을 보다 엄밀히 살폈다.
그 결과, 고질적인 담합으로 정부나 공공기관으로부터 규제나 벌금을 부과받은 기업과 갑을 관계를 악용한 통신·정유·건설 부문의 문제 기업들을 배제했다.
또 사회적 책임상 경영진의 횡령·배임·비리에 연루된 기업과 고질적인 산재를 유발한 기업들도 제외했다.
특히 산업 재해나 불공정 거래를 유발한 경우 이를 개선하려는 사후 노력을 하고 있는지 질의서를 통해 검토해 결정했다.
비리나 사고의 예방도 중요하지만, 사고 이후의 대응 활동에 대한 평가를 동시에 적용해 기업의 미래지향적 노력을 검증하기 위해서다.

한국의 경우 올해 특이점 중 하나는 금융권의 전멸 현상이다. 평가 대상 후보 기업 수도 적었지만,
이들 역시 네거티브 스크리닝 기준을 통과하지 못했다. 사회적 책임과 관련하여 금융권의 분발이 요구된다.
종합평가 및 강화된 네거티브 스크리닝 결과, 올해에는 10개의 수상기업을 채우지 못했다.

박기찬/‘아시아 사회책임경영전문가위원회’ 한국위원회 위원장(인하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