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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더 벌어진 격차…‘함께’에 답이 있다
관리자 . 2021.10.13

<2021 아시아미래포럼>

공존을 위한 대전환: 함께 만드는 미래

코로나로 소득 양극화
작년 기아 1억1800만명 증가
대부분 아프리카·아시아·중남미
미국·유럽은 국가 부 10%나 늘어

기후위기 난제 더해져
환경문제 방치 땐 양극화 심화
친환경 경제 대전환 앞두고
에너지값 오르자 탈탄소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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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은 인류에게 새로운 길을 가라고 충고한다. 단기적 성장과 효율성을 앞세우는 익숙한 길에서 벗어나 공존과 연대, 지속가능한 성장의 길을 찾으라는 것이다. 코로나 사태는 인류가 맞닥뜨린 기후위기와 불평등의 심각성을 한층 고통스럽게 부각했다. 환경과 생태를 지금처럼 계속 유린하면 위기는 질병, 폭염, 한파, 식량난, 식수난 등 달라진 얼굴을 하고 계속 찾아올 것이다. 신자유주의 체제 아래 심화된 불평등은 팬더믹과 기후위기를 계기로 한층 악화해 사회적 응집력을 헤치고 정치를 파국으로 몰아가고 있다. 따라서 지금과 같은 삶의 방식은 전면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단순히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서는 안된다. 지구 생태계의 한계 안에서 공존을 모색하는 삶의 대전환을 시작해야 한다.

 

하지만 팬데믹 터널의 끝이 보이기 시작하자 다시 과거로 돌아가려는 조짐이 보인다. 지난 7월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1990년의 55% 수준까지 감축’하는 야심찬 친환경 정책 ‘핏 포 55’를 발표했던 유럽연합(EU)은 최근 에너지 가격이 크게 오르자 꼬리를 내리고 있다. 천연가스 가격 급등에 따른 일시적 전력난이 친환경 정책 수정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유럽연합은 “에너지 가격이 유럽 전역에서 치솟으면서 기업과 시민들에게 전례없는 부담을 주고 있다. 에너지·환경 정책을 고민할 때 사회적 수용성을 감안해야 한다”며 환경장관 회의를 소집했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계층간, 국가간 연대와 협력은 여전히 미흡하다. 선진국의 탐욕이 빚어낸 ‘백신 양극화’는 부자 나라와 가난한 나라 사이에 거대한 균열을 일으키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9월 말까지 전 세계 모든 나라 인구 10%에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다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원인은 심각한 백신 불평등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WHO는 백신 불평등 해소를 위해 접종률이 높은 선진국들의 부스터샷(추가 접종) 유예를 요청했지만 미국과 유럽 주요국들은 응하지 않았다.

 

전면적인 봉쇄 조처로 인해 소득이 급감한 국민들을 보호할 재정이 부족한 나라들은 아직도 팬데믹 터널의 한복판에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지난 7월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에만 전 세계적으로 기아 인구가 1억1800만명 늘었는데, 아프리카 4600만명, 아시아 5700만명, 중남미가 1400만명으로 대부분 후진국에 집중됐다. 반면 미국과 유럽 주요국들은 코로나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국가의 부가 10%나 증가했다.

 

역설적으로 코로나 극복을 위한 경기부양책의 혜택은 부자들에게 돌아갔다.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 스위스는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520만명의 백만장자 (달러 기준 )가 새로 등장했고, 5천만달러(약 593억5천만원) 이상의 소득을 올린 갑부들도 25%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소득 100만 달러 이상의 부자들의 총소득이 전세계 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5%에서 지난해 46%로 증가했다 . 그러나 전체 성인 인구의 55%에 해당하는 29억명은 증가한 순자산이 1만달러 미만이었다 . 크레디트 스위스는 “2020년에 부의 격차가 대부분의 나라에서 크게 벌어졌다. 부자의 소득 증가가 과거 어느 때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라고 했다.

 

인류는 탈탄소 경제로의 전환과 동시에 불평등과 격차를 해소해야 하는 난제에 직면했다. 지구가 감내할 수 있는 한계 안에서 사회 구성원의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켜야 하는 어려운 과제다. 인류가 공존의 지혜를 발휘하지 못하면 결코 해낼 수 없다. 위기 극복의 승자와 패자, 가진 자와 소외된 자의 공존과 연대에 길이 있다.

 

희망의 빛이 없지는 않다. 기후위기에 큰 책임이 있는 글로벌 기업들 가운데 ‘탄소중립’을 선언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무분별한 탐욕으로 금융위기를 초래했던 거대 금융자본들은 주주의 이익 뿐만 아니라 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를 두루 고려하는 ‘ESG 경영’을 투자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기 시작했다. 소비와 투자에 적극적인 MZ세대를 중심으로 환경과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소비 패턴이 주류가 되고 있다.

 

올해 12회째를 맞는 아시아미래포럼에서는 지구와 인류가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모색한다. ‘공존을 위한 대전환: 함께 만드는 미래’를 주제로 10월20~21일 이틀간 국내외 석학들이 머리를 맞댄다 기조강연에서는 불평등에 대한 탁월한 연구활동으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전 세계은행 부총재)가 기후위기 시대에 필요한 불평등 극복 방안에 대해 강연한다.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는 최근 한국 사회에 거세게 불고 있는 공정과 능력주의에 대해 화두를 던진다. 겉으로는 공정한 것처럼 보이는 능력주의가 어떤 함정에 빠질 수 있는지, 정의와 충돌하지 않기 위한 조건은 무엇인지 등을 고민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별강연자로 나서는 뤼트허르 브레흐만 <드 코레스폰던트> 기자(창립자)는 위기를 맞을 때마다 협력과 연대의 디엔에이(DNA)를 발휘한 인류가 인간에 내재된 협력의 스위치를 켤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언론이 할 일은 무엇인지 강연한다. 섀런 버로우 국제노동조합연합(ITUC) 사무총장과 이상헌 국제노동기구(ILO) 고용정책국장 등이 참여하는 특별대담에서는 ‘탈탄소 경제’ 전환하는 과정에서 소외된 노동자가 차별받지 않기 위한 대책과 이를 위한 국제적 연대 가능성에 대해 토론한다.

 

이번 포럼은 코로나 팬데믹의 가장 큰 피해자인 청년세대의 고민을 나누는 자리를 특별히 마련했다. 기성세대의 방식에 균열을 내고 새로운 삶을 개척하려는 청년들의 생기넘치는 상상력을 만날 수 있다.

 

이춘재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선임기자 cjlee@hani.co.kr 

 

한겨레에서 보기: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01493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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