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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력발전 멈추는 날 노동자들은?…‘정의로운 녹색전환’ 모색
관리자 . 2021.10.14

2021 아시아미래포럼

특별세션: 소외·차별 없는 대전환을 위하여

노동·환경에 통합적 접근 나서고
약자 낙오 없는 새 전환모델만이
불평등·기후위기 동시해결 가능
‘모두를 위한 전환’ 보편화시켜야

중국 안후이성 하이난에 있는 국영석탄화력발전소. 게티이미지뱅크
중국 안후이성 하이난에 있는 국영석탄화력발전소. 게티이미지뱅크

 

 

휘발유와 디젤차 생산이 중단되고 석탄화력 발전소가 멈추는 날, 노동자들의 직장과 지역경제는 어찌될 것인가? 기후위기는 전지구적 고민이지만 그 사회·경제적 영향은 사람에 따라 차별적이다. 그래서 기후위기 대응과 산업 전환의 피해와 부담이 사회경제적 약자에게 전가되지 않는 ‘정의로운 전환’의 원칙이 마련되야 한다. 2015년 합의된 파리 기후변화협약 서문에도 ‘기후정의’와 ‘정의로운 전환’이 명시돼 있다.

당장 표준석탄화력 1개 호기(50만㎾)의 불을 끄면 직접고용 인력 550명이 직장을 잃는다. 일자리 전환과 새 일자리 창출, 재교육과 직업훈련, 소득의 보전 등 대안 마련이 요구된다. 지원방식을 법제화하고 전환기금도 마련해야 한다. 실제 역내에 화력발전소가 많은 충청남도는 올 2월 전국 지방정부 중 최초로 ‘정의로운 전환 기금 및 운영 관련 조례’를 제정했다. 하지만 피해를 보는 노동자와 지역문제에 머물지 않고, 정의로운 전환은 온실가스의 배출을 줄여 탄소중립 경제를 만들고 양질의 녹색 일자리를 만들며 불평등을 해소하는 등 ‘모두를 위한 정의로운 전환’으로 시야를 넓혀야 한다.

지난 5월 100명의 민관 인사가 참여해 출범한 대통령직속 탄소중립위원회는 정의로운 전환이란 중대한 과제를 제대로 다루기에는 구성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민간위원 가운데 노동자와 지역사회 대표성이 약하고, 의제를 ‘공정 전환’(Just Transition) 분과에 맡김으로써 절차적 정당성과 사후보상 문제로 협소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보다 본질적인 논의와 구체적 대안 모색이 필요하다.

 

제12회 아시아미래포럼 첫날 오후를 여는 특별세션은 ‘소외, 차별없는 대전환을 위하여’라는 주제 아래 녹색전환이 과정과 결과 모두 정의로운 길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탐색한다. 이 세션은 섀런 버로우 국제노동조합연합(ITUC) 사무총장이 기조발제를 한다. 버로우 총장은 정의로운 전환 ‘전도사’라 불릴 만큼 노동과 환경의 통합적인 접근을 강조한다. 2016년 아이티유씨에 ‘정의로운 전환센터’를 세워 전환 과정에서 노동이 배제되지 않도록 산업계, 시민사회, 정부, 노동조합이 참여하는 대화 테이블을 꾸려가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뉴사우스웨일즈에서 태어난 버로우 총장은 고등학교 교사를 하다 교원노조 운동에 투신해 오스트레일리아 노조협의회 의장을 지냈다. 2010년부터는 전 세계 162개국 328개의 노동조합, 1억7600만명의 노동자가 가입되어 있는(<시사상식사전> 참고) 세계 최대의 노동조합 단체인 국제노동조합연합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그의 고조할아버지도 1891~1892년 벌어진 양털깎이 노동자 파업에 깊숙이 개입해 훗날 오스트레일리아 노동조합이 탄생하는 산파역을 하는 등 대대로 노동운동을 하는 가문에서 자랐다.

 

그는 불평등, 불신 같은 사회적 위기와 기후변화라는 환경적 위기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환경과 사회에 재앙적 결과를 가져와 실패로 판명된 경제모델을 버리고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해 헌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버로우 총장은 <한겨레>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각국 정부가 일자리와 정의로운 전환이 기후변화 대응에서 핵심이라는 것을 분명히 하도록 캠페인을 계속 벌여나갈 계획” 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정의로운 전환 위원회를 구성하고 있으나 좀 더 보편화되어야 한다. 더 많은 경영자가 정의로운 전환의 원칙 아래 경영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며 “투자자도 단순히 자신들이 투자한 회사의 좌초자산(석탄, 석유에 투자된 시설 등)에만 신경을 쓸 게 아니라 노동자와 지역사회가 낙오하지 않도록 하는 데 신경을 써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지는 토론은 이상헌 국제노동기구(ILO) 고용정책국장이 사회를 맡는다. 아이엘오도 2016년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이 문제를 주요 의제로 다루고 있다. 스텔리오스 그라파코스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녹색전환의 의미와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그린투자와 정책의 필요성’에 대해 발제하고 토론한다. 산디프 파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책임자는 ‘정의로운 전환 계획을 위한 필수 요건’ 에 대해 견해를 밝힌다. 스레스타 바네르지 인도 ‘아이포레스트’ 기후정의 프로그램 책임자는 ‘탈석탄 미래를 위한 도전과 기회: 인도의 정의로운 전환 실험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발제를 한다. 김현우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기획위원은 ‘한국의 정의로운 전환 실현 전망과 과제’에 대해 논의한다.

 

이봉현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장 bh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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