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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쓰는 제품 만들어 덜 사도록, 이것이 지구 되살리는 경영”
관리자 . 2021.10.18

<2021 아시아미래포럼>

미리 만나보는 주요 연사 ⑤ 빈센트 스탠리

“지구 자원은 이미 한계점 도달
기후 위협도 그 어느 때보다 커져

사회적 가치, 장기적으로는 이익
기업은 무분별한 소비 경제 대신
몇 세대 걸쳐 쓰일 제품 만들어야
소비자는 보여주기식 소비 자제를”

빈센트 스탠리가 파타고니아 사무실에서 기업의 경영 철학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파타고니아 제공
빈센트 스탠리가 파타고니아 사무실에서 기업의 경영 철학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파타고니아 제공

“우리는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 사업을 한다.” 미국 아웃도어 의류업체인 파타고니아가 신조처럼 여기는 사명이다. 이윤보다 환경을 먼저 생각하는 이 업체의 경영철학 기조는 1973년 창립 이후 이어지고 있다. 회사 설립과 방향 설정에 큰 영향을 끼친 빈센트 스탠리(69) 파타고니아 철학담당 임원은 환경 유해 요인을 줄이기 위한 ‘발자국 연대기’와 제3세계 노동자 권익 보호를 위한 ‘공정무역’ 인증을 잇따라 도입했다. 스탠리는 오는 20일 개막하는 제12회 아시아미래포럼을 앞두고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과 전자우편 인터뷰에서 “우리는 무분별한 소비경제에 등을 돌리고, 유용하면서도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타고니아는 지난해 9월 전세계 곳곳에서 진행된 ‘글로벌 기후파업’에 공개적으로 지지를 표명했다. 해마다 매출액의 1%는 풀뿌리 환경단체에 기부한다. 파타고니아는 이 돈을 ‘지구세’(earth tax)라고 부른다.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일으킨 환경오염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는 취지다. 스탠리는 환경 문제를 중시하는 이유에 대해 “인류가 직면한 기후변화의 위협이 그 어느 때보다 크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포럼 둘쨋날 ‘사람 중심 이에스지(ESG), 에이치이에스지(HESG)는 가능한가’ 세션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경영 철학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한다.

―파타고니아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기업가치와 경영철학은 무엇인가?

 

“선진국 경제는 빠르고 무분별한 소비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하지만 지구 자원은 한계 지점에 도달한 상태다. 이제는 그동안 해오던 방식에 변화를 줘야 한다. 한가지 예로 우리는 재생 가능한 유기농 면화를 재배하고 있다. 토양에 화학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경작을 줄이고, 윤작과 혼작을 추구해야 한다. 건강한 토양은 물을 많이 주지 않아도 되고, 탄소를 제거하며, 생태계 전체에 연쇄적인 재생 효과를 발생시킨다.”

 

―사회적 가치를 우선하면서 이윤 추구가 가능한가?

 

“과거에는 기업들이 사회적 가치를 비용으로 생각했지만, 사실은 투자로 여겼어야 했다. 환경 목표를 세우는 것은 장기적인 손익 관점에서 에너지와 물 절약, 쓰레기 절감 등의 형태로 비용을 줄인다. 이런 노력을 통해 경쟁 우위를 얻을 수 있다. 10년 전만 해도 우리는 이윤과 목적(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경영 철학) 사이에서 위태로운 균형을 유지했지만, 혁신 제품을 만들고 고객 충성도가 높아지면서 매출 증대의 효과를 가져왔다.”

 

―현실적으로 의류 생산 또한 환경에 영향을 끼친다. 기업은 어떤 일을 할 수 있는가?

 

“환경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의류업체가 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은 몇 세대에 걸쳐 입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 또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로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기능과 내구성이 뛰어나고 수선이 용이한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것은 곧 지구를 되살리는 일이 될 수 있다. 소비자도 자신이 어떤 힘을 가졌는지 알아야 한다. 한벌의 옷을 4~5번만 입고 버리는 것은 기업이 더 많은 옷을 만들도록 장려하는 행위다.”

 

―2011년 <뉴욕 타임스>에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Don’t buy this jacket)라는 카피의 광고를 한 적이 있는데, 의류업체의 상술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사실 블랙프라이데이에 이런 문구를 담은 광고를 내면 회사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이사회는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기업은 유용한 제품을 올바르게 만들어야 하고, 소비자는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면서 구매한 제품은 소중히 다뤄야 한다는 메시지다. 보여주기 위해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사는 행위는 자제해야 한다.”

 

―성장에 초점을 맞췄던 기업들이 환경, 사회책임, 지속가능성에 눈을 돌리고 있다. 하지만 환경에 해로운 산업이 녹색산업인 양 포장되기도 하고, 일부는 광고를 이용해 소비자를 속이기도 하는데?

 

“큰 실수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기업은 고객 신뢰와 사회적 평판을 모두 잃을 각오를 해야 한다. 근거 없는 주장에는 투자자도 등을 돌린다.” <끝>

 

홍대선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어젠다센터장

 hongds@hani.co.kr

한겨레에서 보기: 

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01551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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