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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청년담론, 일부 집단 과잉대표…약자층 포함해야”
관리자 . 2021.10.21

<2021 아시아미래포럼>

청년포럼

천주희 문화연구자, 논의 한계 지적
변재원 장애인권 활동가 경험 발표
“변화, 과거부정보다 현실에서 시작”

제12회 아시아미래포럼 첫째 날 행사로 ‘청년들이 만드는 균열, 연결 그리고 상상력’을 주제로 열린 청년포럼에서 이슬아 작가가 발언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제12회 아시아미래포럼 첫째 날 행사로 ‘청년들이 만드는 균열, 연결 그리고 상상력’을 주제로 열린 청년포럼에서 이슬아 작가가 발언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20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아시아미래포럼 청년포럼 세션에서는 20~30대 젊은이들이 연사로 나서 ‘청년들이 만드는 균열, 연결, 그리고 상상력’을 주제로 열띤 발표와 논의를 진행했다. 이승윤(41) 중앙대 사회복지학부 교수가 좌장을 맡고, 변재원(27) 장애인인권 활동가, 이슬아(29) 헤엄출판사 대표, 조소담(30) 미디어 닷페이스 대표, 천주희(35) 문화연구자가 패널로 참여했다.

 

천주희 연구자는 기존 청년담론의 한계를 지적하며 언론, 정치, 기업 등 주류 권력이 다루는 청년담론의 문제를 세가지로 짚었다. 첫째, 부동산·주식 열풍에서 지배적 담론은 기성세대라는 추상적 집단을 만들고 대항집단으로 청년을 설정하고 이 문제가 청년세대만의 문제인 것처럼 ‘세대주의’로 환원한다는 점이다. 둘째, 성차별·비정규직 문제처럼 구조적인 문제를 청년세대의 갈등 문제로 제기한다는 점이다. 성차별 문제가 어떻게 갈등의 문제로 치환될 수 있느냐는 물음이다. 셋째, 담론은 현실을 반영해야 하는데 언론이나 출판사에 따라 특정한 청년을 포함하거나 배제한다는 점이다. 현재 청년담론은 남성, 대졸자, 수도권 거주자, 비장애인을 과잉 대표하고 있기 때문에 비판적으로 검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천주희씨는 “청년담론에는 무더위에 전단지를 붙이다가 쓰러진 청년의 삶도 있어야 하고, 특성화고 실습생으로 요트에 붙은 따개비를 제거하다가 숨진 청년의 이야기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변재원 활동가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서 활동하며 장애인 관련 제도를 변화시키는 생생한 경험을 발표했다. 그는 “제도를 바꾸려면 현재의 법과 제도를 뛰어넘어야 하는데 이는 오늘의 행동에 근거해야 한다”며 “혁신은 과거와 오늘을 무시하는 결과물이 아니다”라고 현실적 딜레마를 지적했다. 그는 또한 청년 정치인에게 붙여지는 창의성과 혁신이라는 수식어에도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변 활동가는 “창의성은 기존과 완전히 다른 게 아니라 현재의 속박과 절차를 명확하게 인식하는 안에서 가능하다”며 “주어진 제약 안에서 포기하지 않고 살아남는 게 창의성이지 갑자기 잠들었다가 꿈에서 본 게 아니다. 정치 혁신, 창의성도 과거를 부정하는 데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현재의 제도를 살피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넘을 수 없고 새로운 제도를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청년에 대해서 과도한 환상을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포럼에는 새로운 실험으로 변화를 구현 중인 사례도 발표됐다. 헤엄출판사 이슬아 대표는 “글 쓰는 걸 좋아했지만, 현실은 신문·잡지 등 누군가가 요구하는 글을 쓸 수밖에 없었다”며, 이에 대한 반성과 질문을 통해 스스로 자신을 ‘간택’해 쓰고 싶은 글을 쓰고 직접 판매하는 구독모델 ‘일간 이슬아’ 발행에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 온라인 성폭력 등 기존 미디어가 소홀히 하는 주제를 집중 보도한 <닷페이스>를 창업한 조소담 대표는 “균열을 만드는 힘은 곁에 서서 이야기를 건네 그동안 이야기를 하지 못하고 있었던 사람들이 뭔가 터져나오는 이야기를 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비결’을 공개했다.

 

구본권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starry9@hani.co.kr

 

한겨레에서 보기:

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01601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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