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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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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열과 배제의 시대, 새로운 신뢰를 찾아
Rebuilding Trust in the Fragmented Society

2022년 3월에 치러진 한국의 20대 대통령 선거는 가장 적은 표차로 당락이 결정됐습니다. 진영간 편가르기와 네거티브로 얼룩진 선거였습니다. 선거 뒤 여론조사에서 시민들은 분열과 대립을 넘어서는 통합의 리더십이 가장 중요하다고 응답합니다. 지난해 한국은 유엔이 인정한 선진국이 됐습니다. 하지만 국민소득이 높은 나라일 뿐, 공정, 합의, 포용의 사회경제적 기반을 갖춘 선진국의 아직 갈 길이 멉니다. 국내외 기업에 최근 몇 년 사이 이에스지 (ESG)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30~50년이란 짧은 시간 안에 기후변화에 따른 공멸의 시한폭탄을 합의된 노력으로 멈추어야 하는 인류 앞에 기업도 예외가 될 수 없음을 보여주는 변화입니다.
이 모든 것을 가로지르는 키워드는 신뢰입니다. 신뢰는 갈등을 완화하고 통합을 강화합니다. 모르는 상대를 서로 믿게 되는 과정에서 혁신이 일어납니다. 협업으로 집단지성이 커지고, 창의성이 높아지면서 새로운 기회가 열립니다. 신뢰는 사회를 더욱 포용적이고 개방적으로 만들어 우리 모두의 삶을 풍요롭게 합니다. 차이가 차별이 되지 않는 세상을 위해 신뢰의 토대가 필요합니다.

팬더믹과 전쟁, 심화되는 불평등 같이 지구촌이 겪는 복합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신뢰에 바탕을 둔 협력과 상생의 지혜가 지금처럼 절실한 때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희망적이지 않습니다. 팬데믹과 기후위기 속에서 간신히 합의한 글로벌 컨센서스 ‘탄소중립’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실종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정당과 정부, 사법부, 언론 등 사회의 토대를 이루는 제도와 규범에 대한 신뢰가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엘리트들이 사회적 책임을 망각하고 부패와 위선을 드러낸 것이 가장 큰 요인입니다. 정치인의 말과 행동이 다를 때, 고위 공직자들이 재직 때 정보와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사익을 취할 때, 언론이 독립성을 잃고 편향된 기사를 쓰고, 조회수 경쟁에 몰두해 선정적 기사를 남발할 때 제도적 신뢰는 모래성이 됐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서로 연결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는 제도적 신뢰 기관의 공간적·시간적 한계를 극복할 대안으로 떠올랐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야만성은 전통 미디어가 아닌 전쟁터의 시민들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사진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을 둘러싼 허위·조작 정보들도 시민들의 손에 들린 스마트폰을 통해 걸러졌습니다. 하지만 초연결성을 특징으로 하는 소셜미디어는 또 다른 분열과 고립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온라인상에서 개인들은 나와 다른 생각을 용인하지 못하고 상대를 쉽게 악마화합니다. 그 결과 분열의 골은 깊어지고, 분열된 진영 안에서의 결집은 더 단단해집니다. 접속은 자유로워졌지만 만남은 어려워지면서 개인들은 외로움과 소외, 고립의 고통을 호소합니다. 디지털은 누구든 믿을 수 있을 것 같지만 결국 아무도 믿지 못하는 시대로 우리를 이끄는지도 모릅니다. 분열과 고립을 넘어 상생의 미래로 가기 위한 새로운 신뢰가 필요합니다.

<신뢰의 기술>이란 책을 쓴 미국의 경영학자 데이비드 마이스터(D. Meister)는 “신뢰는 능력과 정직성을 바탕으로 일관성 있는 행동을 할 때 만들어진다”며 “상호이해에 바탕을 둔 친밀감이 신뢰의 원천이며, 불공정하거나 과도한 사익추구는 신뢰를 갉아먹게 된다”고 했습니다. 불평등과 양극화로 위협받고 있는 민주주의의 미래는 신뢰에 달려 있습니다. 올해 11월 열리는 제13회 아시아미래포럼에서는 신뢰의 미래를 탐색합니다. 새로운 신뢰를 향한 여정을 <아시아미래포럼>이 함께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