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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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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위기 시대: 공존의 길을 찾아
The age of the polycrisis : A way to coexistence

우리는 대립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우리와 다른 그들을 구별하고 배제합니다.
국제질서는 어느 한쪽 편이 되길 더 노골적으로 강요하고 있습니다. 진영의 이익과 이름으로 묶어 줄세웁니다. 정치경제적 불이익을 감수하는 선택지에 내몰릴 때가 더 잦아지고 있습니다.

미-중(G2)의 패권 경쟁은 수사를 넘어 더 세게 더 자주 힘끼리 부딪히고 있습니다. 격화하는 두 축의 갈등으로 전후 익숙했던 세계화마저 끝났다는 진단이 나옵니다. 지역 블럭으로 좁아진 세계는 우리 편이 아닌 세력을 배제하면서 작동합니다. 20세기 겪었던 냉전이 21세기 다시 소환되고 있습니다.

대립과 배제와 맞물린 세계 질서의 재편은 이미 많은 비용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더믹으로 더욱 분절화하고 협력의 틀은 약화됐습니다. 고조된 불신과 갈등으로 공급망 재편이란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정치 군사적 대립 전선의 골은 더욱 깊게 패였습니다. 그 여파 중 하나인 에너지 인플레는 가난한 나라와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큰 충격과 좌절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다중위기를 겪고 있는 세계는 두쪽 세쪽 네쪽으로 나뉘어 글로벌한 위기 대응력을 약화시키고 되레 위기를 더 키우는 악순환에 빠져 들게 합니다.

지구촌 곳곳의 대립은 나라 안 공동체 내 균열과 맞물려 진행되고 있습니다. 세대와 계층, 정치 집단간 불신과 갈등지수는 점증하고 있습니다. 대립과 배제는 확증 편향과 팬덤으로 더욱 공고화하고 있습니다.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 혐오와 배제는 자기 진영과 세력의 가치만을 부각합니다. 공동체의 나머지 절반 때론 소수를 거칠게 배제하면서 민주주의 가치마저 위협하고 있습니다.

통합을 꾀해야 할 정치가 자기 진영을 공고화하기 위해 혐오를 더욱 부추기는 현실입니다. 대화와 타협이 아닌 부정과 불신으로 상대를 적으로 돌려세워 공격하는 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다른 정치 진영과 집단을 인정하지 않는 경향성은 비단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 정치체제가 위기를 맞고 있다는 경고음마저 들립니다. 마주 앉아 숙의해야 할 상대방을 파괴하는 것이 자신의 이익을 키우는 길이라 생각하고 행동하는 이른바 적대적 민주주의의 특징입니다.

인류 공통의 과제인 불평등과 기후위기가 갈수록 악화하고 있지만 힘을 하나로 모아 대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립과 배제는 공공선의 추구를 제약하고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을 약화시킵니다. 생각이나 이해관계가 다른 집단과 진영은 제압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공존해야 할 대상입니다.

다행히 위로부터 훼손된 민주주의를 회복하려는 아래로부터의 성찰과 시도들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신뢰를 바탕으로 상대의 취약성을 인정하며 공존의 길을 찾으려는 움직임들입니다. 국제적으로도 기후변화 등 실존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협력을 바탕으로 “당장 행동하라”(유발 하라리)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았습니다. 공존의 모색, 그 첫걸음은 그들을 우리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노력입니다. 연대하지 않는다면 자본주의의 미래도 민주주의의 미래도 없습니다.

한겨레 아시아미래포럼은 그 고민을 나누며 답을 찾아가는 자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