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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종’ 청소년들아, 27일 광화문으로 다 모여라”
관리자 . 2019.10.10

청소년기후행동 활동가 오연재(왼쪽), 김서경(오른쪽)양이 지난달 9일 서울 홍대입구역 근처 횡단보도에서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는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청소년기후행동 제공

청소년기후행동 활동가 오연재(왼쪽), 김서경(오른쪽)양이 지난달 9일 서울 홍대입구역 근처 횡단보도에서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는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청소년기후행동 제공

 

“인류 대재앙이 얼마 남지 않았다.” 과학자들의 경고다. 지구 기온이 산업화 시대(1850~1900년) 대비 섭씨 1.5도 이상 오르면 ‘기후재앙’이 오고, 2도 이상 상승하면 인류는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맞을 것이라고 이들은 예고한다. 기후재앙을 피하기 위해 우리가 쓸 수 있는 탄소는 약 10년어치에 불과하다. 급진적인 탄소 저감 없이 이대로 가면, 2030년이면 인류는 ‘기후재앙’을 피할 수 없다는 뜻이다.

 

오는 27일 청소년들이 학교 ‘결석’을 감행하며 거리로 나서는 것은 ‘생존’ 때문이다. 지난 10일 서울엔피오(NPO)지원센터에서 만난 청소년기후행동 활동가 김서경, 김유진, 오연재(18)양과 김보림(27)씨는 “2030년이 됐을 때의 우리 모습을 그릴 수 없다”며 “전 인류가 멸망할 수 있는데도 사람들은 여전히 위기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청소년기후행동에는 청소년·청년 4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김유진양은 ‘개도국’ 지위에 숨어 기후위기 책임에서 벗어나고 있는 한국 정부의 태도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양은 “한국은 처음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에 참여할 당시(1992년) 개도국의 지위였기 때문에 지금까지 그 지위를 유지해오고 있다. 그러나 이제 온실가스 배출량과 국내총생산(GDP) 면에서 개도국 지위 뒤에 더는 숨을 수 없는 위치이지만, 우리는 기후위기에 기여한 만큼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것 같아 부끄럽다”고 말했다.

지난 5월24일 300여명의 청소년들이 ‘기후악당국가 탈출을 위한 교육개혁’을 요구하는 내용의 펼침막을 들고 서울 광화문에서 서울교육청 쪽으로 함께 걸어가고 있다. 이날 기후파업은 청소년기후행동이 주도했다. 청소년기후행동 제공

지난 5월24일 300여명의 청소년들이 ‘기후악당국가 탈출을 위한 교육개혁’을 요구하는 내용의 펼침막을 들고 서울 광화문에서 서울교육청 쪽으로 함께 걸어가고 있다. 이날 기후파업은 청소년기후행동이 주도했다. 청소년기후행동 제공

 

청소년기후행동은 지난 3월15일과 5월24일에도 기후악당국가 탈피를 위한 ‘기후파업’을 벌여 등교거부 운동을 주도했다. 결석시위 뒤에도 기후위기에 대한 언론과 정부, 시민들의 무관심은 계속됐다. 김서경양은 “(500여명이 참여한) 3월 기후파업은 우리 스스로에게도 새로운 충격이었다. 그 뒤 많은 사람이 기후위기에 관심을 갖고 함께하게 될 거라 기대했으나, 큰 착각이었다. 여전히 무관심한 사람들과 바뀌지 않는 현실을 보며 우울감이 심해졌다. 만나면 서로 끌어안고 울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좌절만 하고 있을 순 없었다. 지난 8월부터 토요일마다 손팻말을 들고 ‘기후출몰행동 뿅’이라는 거리시위 행위극을 시작했다. 기후재앙을 앞둔 막막함과 두려움을 떨칠 수 있는 방법은 결국 ‘행동’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미래를 꿈꿀 수 없는 청소년들의 ‘살려달라’는 몸부림이었다.

 

이들은 9월이 끝나기 전 ‘기후를 위한 결석시위’란 이름의 또 하나의 대규모 기후행동을 계획하고 있다.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 맞춰 지난 20일 세계 여러 나라에서 진행된 ‘결석시위’의 연장선이다. 오연재양은 “오는 2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서울 광화문 세종로공원에서 길 위의 기후위기 세미나, 가을운동회, 기후대응 성적표 발표, 모든 우리 세대 자유발언으로 집회를 할 예정”이라며 “많은 청소년과 청년, 시민의 관심과 참여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청와대로도 향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에 꼭 하고 싶은 말을 편지에 담아 전달할 계획이다.

 

김보림씨는 25일 “우리나라는 온실가스 감축계획을 만들고도 제대로 지키지 않아 그동안 배출량이 줄지 않고 오히려 늘어나기만 했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은 지난 24일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우리나라가 파리협정을 충분히 잘 이행하고 있는 것처럼 말하고 ‘푸른 하늘의 날을 만들자’는 엉뚱한 이야기만 했다”며 “정부는 여전히 상황의 심각성과 시급성을 무시한 채 계속 우리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 우리는 이제 정말 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청소년기후행동이 지난 5월24일 서울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교육제도 전반을 개선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청소년기후행동 제공

청소년기후행동이 지난 5월24일 서울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교육제도 전반을 개선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청소년기후행동 제공

 

오는 27일 서울 광화문 세종로공원에서 열리는 ‘927 기후를 위한 결석시위’ 안내문. 안내문의 사진은 청소년기후행동 활동가 김서경양이 지난달 31일 북촌 방향 돌담길 앞에서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고 정부와 기업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는 1인시위를 하는 모습. 청소년기후행동 제공?

오는 27일 서울 광화문 세종로공원에서 열리는 ‘927 기후를 위한 결석시위’ 안내문. 안내문의 사진은 청소년기후행동 활동가 김서경양이 지난달 31일 북촌 방향 돌담길 앞에서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고 정부와 기업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는 1인시위를 하는 모습. 청소년기후행동 제공

 

한겨레에서 보기:

//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91097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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