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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경제·사람중심 ESG…다양한 ‘공존의 삶’ 제안

<2021 아시아미래포럼>‘공존을 위한 대전환: 함께 만드는 미래’20~21일 이틀 일정 마치고 폐막21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공존을 위한 대전환: 함께 만드는 미래’를 주제로 열린 제12회 아시아미래포럼 둘째날 첫 세션 ‘시민과 함께하는 사회적 경제’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민수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 정책기획위원장, 이의헌 사단법인 점프 대표, 송경용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이사장, 이동진 서울 도봉구청장, 김보라 경기 안성시장, 정원각 경남 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장.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한겨레신문사가 주최하는 아시아미래포럼 둘째날인 21일, 팬데믹 이후 공존의 삶을 모색하는 다양한 주제 발표와 논의가 이어졌다.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분과세션에서 시민과 함께하는 사회적 경제, 정의로운 생태전환과 사회정책 과제, 산업환경과 구조변화, 사람 중심 이에스지(ESG), 탈탄소시대와 노동, 플랫폼 노동의 건강권 등 6개 부문의 주제 발표와 토론이 진행됐다.재계의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이에스지를 주제로 한 세션에서 참가자들은 이에스지가 기업의 이미지를 그럴듯하게 포장하는 수단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기업·금융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무게중심을 옮길 것을 제안했다. 친환경 의류업체 파타고니아의 빈센트 스텐리 철학담당 임원은 이에스지를 제대로 실천하려면 “소비자, 직원, 주주 등 공동체의 공감과 지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김호규 전국금속노동조합 위원장은 “이에스지 논의에서 노동을 배제하지 말아야 한다”며 “이에스지를 놓고 노조와 기업이 함께 토론하자”고 제안했다. ‘정의로운 전환’의 한 축을 담당하는 사회적 경제를 논의하는 세션에서는 ‘기업중심주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이의헌 사단법인 점프 대표는 “재무적 가치가 강조되다 보니 돈과 금융이 중심이 되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강민수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 정책기획위원장은 “사회적 경제가 불평등, 양극화, 기후위기를 넘어 거시적 혁신자로서 자기 미션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공존을 위한 대전환: 함께 만드는 미래’를 주제로 20일부터 이틀 동안 열린 제12회 아시아미래포럼은 이날 분과세션을 끝으로 폐막했다. 이춘재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선임기자 cjlee@hani.co.kr  한겨레에서 보기: 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016157.html​

“데이터 정보 독점막고 공공재로 활용해야”

<2021 아시아미래포럼>세션6플랫폼 노동의 건강권, 데이터 주권플랫폼 노동자들 질병비율 높아건강기록 데이터화해 관리 필요‘플랫폼 노동의 건강권, 데이터 주권 그리고 경제 주권’ 세션에서 배중철 한국교통안전공단 경남본부장(왼쪽 셋째)이 의견을 말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카카오모빌리티 같은 플랫폼 기업은 서비스 이용자와 플랫폼 노동자를 연결시켜 줌으로써 수익을 얻는다. 기업은 이 과정에서 얻게 되는 데이터를 회사의 매출 증대에 활용하지만, 정작 노동자나 소비자에겐 그 데이터에 대한 접근권이 허락되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마이데이터 서비스 사업을 통해 플랫폼 노동자들의 축적된 소득, 운행 이력을 활용해, 이들의 노동·건강권을 보호하고자 하는 시도가 눈길을 끌고 있다. 2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아시아미래포럼 둘째날 세션6에서는 플랫폼 노동자와 전문가 등이 참여한 가운데 ‘플랫폼 노동의 건강권, 데이터 주권 그리고 경제 주권’을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다.이달 말 설립을 준비 중인 한국플랫폼프리랜서노동공제회는 한국대리운전협동조합 등과 함께 현재 대리운전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공공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대리운전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서비스의 안전을 원하지만, 자신이 부른 대리기사의 경력이나 보험 가입 여부 등을 확인하기 어렵다. 반대로 대리기사들의 경우 지난해 코로나19 때문에 수입이 끊겨 긴급고용안정지원금을 신청하려 해도 업체가 노무 미제공 사실 확인서를 발급해주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이상국 한국대리운전협동조합 총괄본부장은 “중개업체에 흩어져 있는 운행 이력과 수입 내역을 정보 주체자인 대리기사가 데이터를 제공하고, 마이데이터 플랫폼으로 통합 관리하게 된다면 대리기사의 신원 및 사고 이력 조회가 되고 (기사는) 운행 이력, 수입 증빙이 가능하게 된다”며 “플랫폼 기업과 달리 대리기사가 생산하는 데이터를 사유화하지 않고 공공 영역에 적극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사업의 취지와 장점을 소개했다. 윤진하 연세대 의대 교수는 플랫폼 노동자의 건강관리 체계 구축 방안과 관련해 “플랫폼 노동자는 (회사의 건강검진 지원 없이) 스스로 건강을 관리해야 하다 보니 질병을 관리하지 못하는 비율이 (일반 직장인보다) 5배나 높다”며 “플랫폼 노동자의 온·오프라인 활동과 건강 기록이 데이터화되면, 보건소나 근로자 센터 등 어느 곳에서든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아이디어를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만 한국플랫폼프리랜서노동공제회 이사장은 “데이터 정보의 민주적 관리와 공공재 활용이 (데이터 독점) 문제 해결에 있어 기본 방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한겨레에서 보기: 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016303.html​

“기후위기, 고용에도 영향…불평등 완화 대책을”

<2021 아시아미래포럼>세션5탈탄소시대와 노동탈탄소 논의에서 노조는 배제돼노동자 위한 교섭구조 재편 필요제12회 아시아미래포럼 둘째날 열린 ‘탈탄소시대와 노동’ 세션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21일 아시아미래포럼 ‘탈탄소시대와 노동’ 세션에서 오상봉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탄소중립과 정의로운 전환정책’ 주제의 발표를 통해 “탄소감축 정책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산업·직업·지역별로 다르게 나타난다”며 “정확한 고용 수요 예측을 기반으로 전직 지원과 교육훈련정책 등을 준비하고, 비정규직과 같은 취약계층에 대한 추가 정책과 기존 노동시장의 불평등 완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탄소감축 과정은 필연적으로 노동자와 기업, 산업, 지역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정의로운 전환’은 탄소감축의 부작용과 비용이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하고, 나아가 기후위기와 사회적 불평등을 극복하는 계기로 삼자는 화두다. 오 선임연구위원은 산업별 고용 영향과 관련해 “발전 부문의 경우 석탄발전회사에는 장기적으로 안 좋은 영향을 끼치고, 하청업체에도 상당한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며 “반면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관련 고용은 상당히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산업 부문의 경우 철강산업의 수소환원제철 등 신공정과 혁신원료 도입으로 고용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며 “수송 부문도 완성차의 내연기관 엔진 및 변속기 조립 공정이 필요 없게 되면서 일부 고용감소가 예상되고, 부품업체도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재각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기획위원은 ‘정의로운 전환의 담론 지형 분석’ 발표에서 “논의 주체별로 기후위기의 심각성과 원인, 해법에 대한 인식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며 “정부는 기후위기의 원인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피하는 대신 한국이 적응해야 할 새로운 국제질서와 경제 패러다임으로만 해석하는 인식이 두드러지고 기업도 비슷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그는 “반면 노조와 기후운동단체들은 자본과 이윤 중심의 경제체제, 경제성장을 강요하는 시스템 등과 같은 근본적인 원인을 부각하며 현 경제체제의 변화를 강조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의로운 전환의 전략·비전과 관련해 “정부나 국회는 탄소중립을 추진하면서 나타날 수 있는 부담을 사회적으로 분담하고 취약계층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보완적 전략으로 간주하고, 기업은 오히려 고용안정성의 책임을 회피할 기회로 삼는다”며 “반면 노조와 기후운동단체는 일자리를 지킬 뿐만 아니라 사회적 불평등을 해결하는 사회생태적 변혁을 위한 길잡이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분석했다. 한 기획위원은 토론 과제로 정의로운 전환과 신속한 탈탄소 전환의 조화를 제시하면서 “정의롭지 않은 전환도 문제지만, 정의롭지만 전환되지 않을 위험성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정희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기후위기 대응과 노사관계’ 발표에서 “대-중소기업과 정규직-비정규직 이중구조, 노동권 보장이 취약한 노동법, 기업별 노사관계와 같은 한국 노동시장의 특성이 정의로운 전환에 제약조건으로 작용한다”며 “프랑스의 업종별 단체교섭위원회처럼 노동자 다수의 이익을 도모할 수 있도록 단체교섭 구조를 재편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토론에 나선 박태주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정의로운 전환은 전환 과정이 정의로워야 결과도 정의롭다는 의미를 함축한다”며 “기후위기 대응 과정에서 엄청난 사회적 갈등이 빚어질 수 있다면 노동이 주체로 참여하는 것은 갈등의 해결은 물론 저탄소 경제로의 이행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후위기 논의에서 노조는 전반적으로 배제되고 있다”며 “노조도 환경단체와 연대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하고, 지역공동체의 경제 안정, 사회적 불평등 해소, 미조직·취약노동자 보호 등에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곽정수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선임기자 jskwak@hani.co.kr  한겨레에서 보기: 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016158.html

“ESG 투자·경영 관점서 바라보면, ‘그린워싱’ 함정에 빠져”

<2021 아시아미래포럼>세션 4사람 중심 ESG, HESG는 가능한가파타고니아 임원 빈센트 스탠리“사회적 가치 기업문화에 확립때이윤을 위협하는 상황 극복해야직원들 한명한명 동의가 필수적”지금 통용되는 지표 투자자 관점사람·노동 입각한 인권경영 필요기업 홍보 수단으로만 사용 안돼사회·경제적 목적 일치점 찾아야공존을 위한 대전환: 함께 만드는 미래’를 주제로 2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12회 아시아미래포럼 둘째날 행사로 열린 ‘사람중심 이에스지(ESG), 에이치이에스지(HESG)는 가능한가’ 세션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아시아미래포럼 둘째날인 21일 ‘사람 중심 이에스지(ESG), 에이치이에스지(HESG)는 가능한가’ 세션은 기업과 금융이 주도하는 이에스지의 한계를 극복하고, 사람 중심의 ‘진짜 이에스지’를 실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에이치이에스지’는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이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과 함께 연구한 새로운 이에스지 개념으로 ‘에이치’(H)는 인간을 뜻하는 휴먼(Human)과 전체론적 방법론을 의미하는 홀리스틱(Holistic)에서 따왔다. 기업 활동이 사람과 환경, 사회의 유기적 관계 속에서 이뤄져야 지속 가능하다는 의미다. 특별강연에 나선 친환경 의류업체 파타고니아의 빈센트 스탠리 철학담당 임원은 이에스지의 핵심 가치인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기업문화가 확립되려면 직원들의 동의가 필수적이라고 했다. 동료들의 확고한 지지가 없으면 사회적 가치가 기업 이윤을 위협하는 상황을 극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파타고니아가 유기농 목화를 원료로 선택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대규모 농장식 목화 재배에 독성 화학물질이 사용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경영진은 농부들이 소규모로 재배하는 유기농 목화로 원료를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방적공장을 비롯한 생산라인을 새로 정비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비용이 발생했다. 그러자 직원들 사이에서 동요가 일어났다. “단 한명의 고객도 우리에게 유기농 목화를 요구하지 않았는데, 왜?”라는 질문이 쏟아졌다. 경영진은 직원들을 여러 그룹으로 나눠 목화농장에 데려갔다. “버스 문이 채 열리기도 전에 화학물질 냄새가 코를 찔렀다. 손으로 흙을 파보면 그 안에 생명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농장 견학이 끝난 뒤 직원들을 유기농 목화밭으로 데려갔다. 그곳에는 새들과 벌레가 있었고, 자연의 냄새가 났다. 직원들은 ‘유기농 목화 사용이 골치 아프고 쉽지 않은 일이지만, 회사는 옳은 일을 하고 있다. 그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스탠리는 “직원과 고객, 공급업체로 이뤄진 공동체의 지지를 확보한다면 기업으로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깨닫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파타고니아는 이후 ‘우리의 터전,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 사업을 한다’를 사명으로 삼았다. 또한 파타고니아는 창업한 지 10여년이 지난 1985년부터 매출의 1%를 풀뿌리 환경단체들에 기부하고 있다. 스탠리는 “우리의 활동이 오염을 발생시키고 환경을 해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일종의 ‘지구세’(earth tax)를 내는 것”이라고 했다. 파타고니아는 에이치이에스지의 좋은 모델을 제시한다. 파타고니아는 ‘자원 추출적’ 기업이 이해관계자의 견고한 지지를 통해 ‘자원 순환적’ 기업으로 전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사람 중심의 토론 참가자들은 이에스지를 투자와 경영의 관점에서 협소하게 바라볼 경우 ‘그린워싱’(위장환경주의)의 유혹과 함정에 쉽게 빠질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발제자로 나선 장지연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실장은 이에스지가 시민사회의 꾸준한 활동의 결과임을 강조했다. 1980년대 글로벌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가이드라인이 이에스지의 토대가 됐다. 민창욱 변호사(법무법인 지평)는 “투자자들이 주도하는 이에스지는 윤리, 가치보다 리스크 관점으로 이에스지를 이해한다. 이런 관점은 비재무적 가치의 본질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며 사람의 관점에 입각한 인권 경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토론에 나선 이은선 경상국립대 교수는 “지금 통용되고 있는 이에스지 평가지표는 투자자 관점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주주자본주의 관점이 반영된 것”이라며 “제대로 된 이에스지는 유엔이 2015년에 제시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개념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했다. 윤정숙 녹색연합 상임대표는 “일부 기업들은 이에스지 홍보에 열을 올리면서 뒤로는 산재 해결을 요구하는 시민들을 압박한다”며 “시민사회의 참여와 감시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호규 전국금속노동조합 위원장은 “이에스지는 노동자에게 산업 전환의 문제로 다가온다. 희생과 파괴가 없는 정의로운 산업 전환이 필요하다”며 “전환 과정에 노동의 대등한 참여를 촉구한다”고 했다. 이선주 케이티(KT) 이에스지경영추진실장과 천성현 포스코 기업시민실장은 “사람 중심의 이에스지는 기업들을 긴장하게 만든다”며 “시민사회와 노동계에 기업의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봉현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장은 “기업 존재 이유를 성찰하면서 사회적 목적과 경제적 목적이 일치하는 지점을 찾는 것, 즉 공유가치를 창출하는 게 이에스지에 필요한 혁신의 지점이자 이에스지 경영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춘재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선임기자 cjlee@hani.co.kr  한겨레에서 보기: 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016160.html​

“4차혁명, 코로나 만나 가속화…대도시 밀집 해결해야”

<2021 아시아미래포럼>세션3산업환경과 구조변화지속가능성 갖춘 도시로 전환 필요탈탄소 시대 지역과 에너지 협력도2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12회 아시아미래포럼에서 임업 연세대 도시공학과 교수(왼쪽 셋째)가 ‘산업환경과 구조변화: 전환과 재편 사이’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코로나가 드러낸 현대 문명의 약점 중 하나는 감염에 취약한 대도시다. 효율성과 규모의 경제를 좇아 인구가 밀집된 탓에 전염병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어렵다. 위기에 취약한 구조는 불평등을 심화시킨다. 코로나 이후의 대도시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21일 아시아미래포럼 둘째날 행사로 열린 ‘산업환경과 구조변화: 전환과 재편 사이’ 세션은 코로나 위기에 취약성을 드러낸 대도시를 어떻게 바꿔나갈지를 모색하는 자리였다.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이 서울연구원과 함께 마련한 이 세션에서 회복력과 지속가능성을 갖춘 도시로의 전환을 위한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발제에 나선 김묵한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산업구조 고도화와 다양화를 통해 서울의 지속성장 기반은 확대되고 있다”며 “플랫폼 경제, 디지털 전환, 순환 경제, 포용성장 등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고려해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의 충격에 어떻게 대응할지 논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영성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4차 산업혁명기에는 가장 번영하는 도시에서 사회적 불평등이 가장 심각하다. 불평등은 장기적인 경제성장을 위협한다”며 “서울의 강남 집중 현상을 해결하지 않으면 미래가 어둡다”고 했다. 남기범 서울시립대 교수(도시사회학)는 “대도시에서 혁신이 많이 일어나는 것은 공유, 조합, 학습 등 혁신의 기본 조건이 갖춰져 있기 때문”이라며 “혁신이 더욱 활성화되도록 공공 플랫폼을 통해 자원 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김영수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4차 산업혁명이 코로나를 만나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초연결 사회가 일터와 삶터의 모습을 크게 바꿔 놓고 있을 뿐만 아니라 승자와 패자도 극명하게 나눈다”고 진단했다. 초연결은 개별화된 삶의 방식을 가속화하고 소득 격차도 확대한다. 이는 도시의 사회·보건·안전 문제로 이어진다. 임업 연세대 교수(도시공학)는 “코로나 충격이 작은 지역이 회복 속도가 빠르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양극화를 심화시킨다는 것이다. 코로나 회복 여부는 일자리 회복에 달려 있다”고 했다.  정준호 강원대 교수(부동산학)는 “충남의 석탄발전 시설이 다른 에너지원으로 전환될 경우 서울은 필요한 에너지를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에너지 전환 문제에 대처하지 못하면 서울의 경제는 낙관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탈탄소 시대에 서울과 다른 지역의 협력이 더욱 필요한 이유다. 주재욱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쾌적한 도시 생활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춘재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선임기자 cjlee@hani.co.kr   한겨레에 보기: 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016161.html

“녹색전환에 맞춘 새로운 복지국가 비전 필요”

<2021 아시아미래포럼>세션2정의로운 생태전환과 사회정책의 과제기후위기, 사회적 약자에 더 공격적경제·환경·복지 통합과 균형 이뤄야21일 제12회 아시아미래포럼 둘째날 행사로 열린 ‘정의로운 생태전환과 사회정책의 과제: 왜 녹색복지국가인가’ 에서 안병옥 호서대학교 융합공학과 교수(오른쪽 넷째)가 발언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2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아시아미래포럼 둘째날 세션2에서는 복지 분야 전문가들이 연사로 나서 ‘정의로운 생태전환과 사회정책의 과제: 왜 녹색복지국가인가’를 주제로 발표와 토론을 이어갔다. 채수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미래질병연구센터장은 기조발제에서 기후위기가 우리의 건강을 어떻게 위협하고 있는지를 구체적인 사례와 데이터를 중심으로 제시했다. 우리나라에선 2018년 폭염으로 4526명의 온열질환자와 48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또 국내 주요 사망원인 중 하나인 심뇌혈관질환은 기온과 대기오염 등에 취약한 질환이다. 채 센터장은 “1995년 미국 시카고 폭염 때 사망한 700여명 가운데 상당수는 무연고자였다. 사회적 약자들에게 폭염이 더욱더 공격적인 피해를 가하고 있는 것”이라며 “폭염과 미세먼지 피해는 국가가 보상한다는 취지로 2018~2019년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자연·사회재난으로 포함됐지만, 이 법이 피해자들에게 안전망이 되려면 건강 피해에 대한 근거를 마련하기까지 (연구 등의) 매우 어려운 숙제가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창곤 전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장은 이런 생태위기가 우리 사회의 예측 불가능성을 높이는 핵심적인 위험요소로 규정되고 있는 만큼 복지국가의 재구조화가 불가피하다고 제언했다. 19세기 말 등장한 초기 복지국가가 빈곤 문제 등에 대응하기 위해 소득과 생활 보장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녹색 전환에 발맞춘 새로운 복지국가 비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비전을 어떻게 현실화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아직 추상적인 담론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 전 원장은 “환경과 사회정책을 통합적으로 접근한 생태사회정책에 대해선 고민이 좀 필요하다”면서도 영국의 사회복지학자 이언 고프의 미발표 논문 내용을 한 예로 소개했다. 그는 “(논문에 따르면) 생태위기 시대에 생태사회정책은 안전한 기후와 더 나은 복지의 시너지를 꾀하는 것”이라며 “가뭄이나 홍수, 더위의 영향을 줄이는 기후조절 정책이라든가 에너지 빈곤의 감소, 녹색 일자리 기회 확대 같은 고용 안전장치 강화를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선 기후위기와 산업의 대전환을 앞두고, 복지국가 모델 자체에 대한 성찰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동우 강남대 교수(사회복지학)는 “복지국가의 제도를 강화해나간다 하더라도 그 제도 안에서 배태된 사회문제와 욕구가 팽창하는 속도가 훨씬 빠르다”며 “(기존처럼) 다른 제도와 별도로 작동하는 사회복지를 고집할 것이 아니라 경제, 환경과 복지의 통합과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진 토론에는 이태수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이 좌장을 맡고, 안병욱 호서대 교수(융합공학), 김현우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기획위원, 이현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희일 질병관리청 매개체분석과장, 추장민 한국환경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패널로 참여했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한겨레에서 보기: 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016159.html 

“사회적 경제 구현하려면, 정부 안에 ‘시민 토론장’ 있어야”

<2021 아시아미래포럼>세션1시민과 함께 하는 사회적 경제참여 민주주의가 사회적 경제 강화이를 체화할수 있는 교육과정 필요서울 성북구·도봉구 등에서주민 참여 경제생태계 구축했지만사회적 기업 영세성 등 한계도정부의 일자리 지원책 개선 필수불평등·양극화·기후위기 등사회적 경제가 거시적 혁신자 돼야21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공존을 위한 대전환: 함께 만드는 미래’를 주제로 열린 제12회 아시아미래포럼 둘째날 첫 세션 ‘시민과 함께하는 사회적 경제’에서 권익현 전북 부안군수가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민수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 정책기획위원장, 이 의헌 사단법인 점프 대표, 송경용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이사장, 이동진 서울 도봉구청장, 김보라 경기 안성시장, 정원각 경남 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장.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사회적 경제는 경제 민주화의 과정이다. 자본이 우리 사회의 일부로, 사회에 기여하도록 만드는 것이다.”2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비대면 방식으로 열린 제12회 아시아미래포럼 둘째날 첫 세션 ‘시민과 함께 하는 사회적 경제’에서 캐나다 칼 폴라니 정치경제연구소 소장인 마거릿 멘델 캐나다 콩코디아대 교수는 시장 자유주의를 신봉하는 전통적 경제학을 비판한 정치경제학자 폴라니의 말을 인용하며 “이러한 모든 과정이 사회적 경제의 중요한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멘델 교수는 ‘사회적 경제 발전과 시민의 역할’이라는 주제의 기조발제에서 사회적 경제를 ‘협동조합’이나 ‘비영리 기관’ 등으로 규정해왔지만 실제로는 “더 광범위한 개념”이라는 점을 짚으면서 사회적 경제를 구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식으로 “시민사회가 이 정부 바깥에서 ‘로비’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 안에서 논의를 자유롭게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멘델 교수는 퀘벡주의 대표 도시 몬트리올에서 정부가 ‘정부 안’에 토론의 장을 만든 사례를 소개했다. 2013년 사회적 경제법이 퀘벡주 의회를 통과하는 데에 2년 이상이 걸렸는데, 이때 부처 관계자뿐 아니라 연구자, 협동조합연대, 사회학자 등 다른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해 숙의민주주의를 통해 초안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멘델 교수는 “참여민주주의가 사회적 경제를 강화할 수 있다”며 “왜냐하면 사람들이 이 과정에서 자신의 희망, 또는 요구 등 목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멘델 교수가 말하는 사회적 경제 구현의 기초에는 “공공 포럼, 대중에 대한 교육”이 있다. 사회적 경제를 체화할 수 있는 “교육적 기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컨대 고교 교육 과정에서 경제학을 배울 때 영리 기관뿐 아니라 협동조합의 성공적 모델이 무엇인지 같은 것도 배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멘델 교수는 이날 캐나다 현지에서 영상 연결을 통해 포럼에 참여했다. ‘주민 중심 사회적 경제 생태계 구축의 경험과 과제’를 주제로 발표한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울 성북구청장 재임 시절 경험을 공유했다. 그는 성북구 마을 사회적 경제센터 조성 사례를 소개하며 “뭐니 뭐니 해도 사람이 모이고 움직이려면,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리딩할 수 있는 주체가 필요하다. 공공적 지원 체계 구축이 시작이다”라고 했다. 이를 지원할 수 있는 금융 시스템의 구축도 강조했다. 김 의원은 “(아직) 중앙정부에 법이 없어서 애를 먹었지만 이런 지방정부의 노력이 중앙정부의 ‘사회적 경제 기본법’이 통과되면 더욱더 날개를 달고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동진 서울 도봉구청장은 ‘지방정부의 사회적 경제 활성화―노력과 한계’를 주제로 발제하면서 도봉구의 사회경제 활동 성과를 공유했다. 일회용품을 줄일 수 있는 친환경 바느질 제품을 생산하며 지역 장년층 여성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목화송이 협동조합’이 대표적이다. 이 구청장은 사회적 경제 활동의 성과로 사회적 경제 기업의 양적 성장, 지역 내 사회적 경제 네트워크 강화, 제도적 기반 및 행정지원체계 구축, 사회적 관심 증대 등을 꼽으면서 ‘한계’도 명확히 제시했다. 사회적 경제 기업 규모의 영세성, 자생력 부족, 정부 의존성, 기업 주체의 사회적 경제에 대한 인식 강화 필요성 등이 그것이다. ‘한국 사회적 경제 정책 진단과 평가’를 주제로 발제한 김혜원 한국교원대 교수는 정부의 사회적 경제 기업 지원 방안 가운데 일자리 지원 정책의 개선 방안을 특히 강조했다. 예컨대 김 교수는 고용노동부가 사회적 기업 일자리 창출 사업을 하면서 사회적 기업을 기업 인증 뒤 5년 안에 3년만 지원하는 상황을 지적하면서 “고용노동부의 고용촉진장려금 제도를 확장해 사회적 경제 기업이 이를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열어주자”고 했다. 그 밖에도 △사회적 경제 인턴십 및 일 경험 프로그램의 확대 △불안정 노동을 위한 사회적 경제 기업의 역할 지원 △자본투자자 기업의 사회적 경제 기업으로의 전환 지원 △사회적 경제 기업 독립성 강화를 위한 매칭 보조금 제도 등을 함께 제안했다. 송경용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이사장이 좌장을 맡은 토론에는 권익현 전북 부안군수, 김보라 경기 안성시장, 정원각 경남 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장, 이의헌 사단법인 점프 대표, 강민수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 정책기획위원장이 참여했다. 권익현 군수는 대표적으로 ‘서남해 해상풍력 민관협의회’ 구성 사례를 소개했고, 김보라 안성시장은 사회적 경제 조직에 있어 지방정부의 역할을 자금, 사람, 판매, 공간 측면에서 소개했다. 일부 토론자들은 한국의 사회적 경제 현실에 대한 따끔한 충고를 이어갔다. 정원각 센터장은 현재 사회적 금융 기관과 자금이 서울, 수도권에 몰리는 문제를 지적하면서 협동조합의 금융업 허용 등 협동조합기본법 개정을 주장했다. 이의헌 대표는 사회적 경제에서조차 기업 성장 패러다임이 작동한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재무적 가치 중심으로 사회적 기업을 보니 사람이 중심이 되지 않고 돈과 금융 그리고 엘리트들이 중심이 되는 게 현재의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강민수 위원장은 사회적 경제가 불평등, 양극화, 기후위기 등 각종 문제에서 “거시적 혁신자로서 자기 미션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한겨레에서 보기: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016162.html​ 

스티글리츠 “기후위기 오히려 기회…녹색전환으로 일자리 창출”

<2021 아시아미래포럼>기조세션1조지프 스티글리츠 미 컬럼비아대 교수팬데믹·기후위기로 불평등 심각가난한 이에게 더 부정적 영향정부, 탄소배출권 가격 인상 등경제·사회 전반적 변화 끌어내야녹색전환으로 혁신 촉진·기술 수출한국, 빠른 녹색전환이 훨씬 유리국제 논의 장에서 리더십 발휘해개발도상국과 신흥국 도와야정보 비대칭에 따른 시장의 불완전성에 대한 연구로 2001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석좌교수(화면)가 2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1 아시아미래포럼’에서 ‘기후위기 시대, 불평등 극복의 경제학’을 주제로 기조발제를 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녹색 전환’이 적어도 앞으로 15년에서 25년 동안 없어지는 일자리보다 훨씬 더 많은 일자리를 새로 창출할 것이다.”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2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12회 아시아미래포럼의 기조발제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기후위기 시대, 불평등 극복의 경제학’을 주제로 한 실시간 영상 강연과 정세은 충남대 교수(경제학)와의 대담에서 “기후위기가 오히려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으며, 한국은 이를 이룰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강조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태양광 발전 패널을 설치한다든지 경제를 재구축하는 것을 통해 더 많은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며 “녹색 전환은 혁신을 촉진할 수 있고, 기술을 수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녹색 전환으로 빠르게 움직이는 게 경제 전체에 훨씬 더 많은 혜택을 줄 것”이라며 “한국은 혁신 분야에서 엄청난 역량을 갖고 있고, 역사적으로 (그 역량을) 직접 보여준 바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스티글리츠 교수는 “시장을 맹신하는 신자유주의에 이어 팬데믹과 기후위기로 인해 불평등이 심해져 자본주의와 민주주의가 모두 위기를 맞고 있다”면서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해왔는데, 녹색 전환을 위한 한국의 역량을 높이 평가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난 18일 정부는 2050년까지 국내 탄소 순배출량을 ‘0’으로 줄이고,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2018년에 견줘 40%로 낮추겠다고 발표했지만, 경제계는 기업 부담을 이유로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스티글리츠 교수는 “환경단체가 탄소감축 속도를 더욱 높여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에 동의한다”며 “녹색 전환의 혜택보다 비용이 지나치게 강조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 15년 동안 재생에너지 가격이 더 낮아졌기 때문에 많은 원유·석탄을 수입해야 하는 나라들로서는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게 더 큰 가치를 더 창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스티글리츠 교수는 “팬데믹과 기후위기는 빈곤한 사람들에게 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기후 정의가 요구된다”며 “기후위기는 민주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고 말했다. 또 “젊은층도 기후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 자신들의 미래가 위험에 빠지기 때문에 그린뉴딜에 참여하는 등 기후위기를 사회적 변화의 기회로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스티글리츠 교수는 “정부가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다양한 정책 도구를 복합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면서 탄소배출권 가격 인상, 인프라와 혁신을 중심으로 한 공공투자 확대를 우선 과제로 꼽았다. 또 환경 차원을 넘어 사회 전반의 변화, 경제 변화를 촉발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환경·사회·지배구조를 중시하는 이에스지(ESG) 경영 등 기업의 책임 강화, 자본의 효율적 배분, 기후위기 관련 정보 공개를 제안했다. 또 위기 극복을 위한 세수 확대의 필요성도 강조하면서 부자 증세, 헤지펀드의 세부담 강화, 환경세 도입, 금융거래세 강화 등을 대안으로 꼽았다.스티글리츠 교수는 “기후 변화는 전세계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전지구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면서 글로벌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개도국이 기후위기로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지만, 지금 당장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이 많지 않다”며 “기후위기의 원인을 제공한 선진국들은 탄소배출을 제대로 줄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개도국이 기후위기를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약속도 지키지 못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개도국 지원을 위해 글로벌 법인세 강화 등의 대대적인 조세개혁,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 활용, 부채 구조조정, 선진국의 백신 지식재산권 포기, 글로벌 그린은행 활용을 꼽았다. 그는 “한국은 과거 경험을 살려 다른 개도국의 입장을 잘 이해하고 대변할 수 있다”며 “주요 20개국(G20) 회의 등 많은 국제 논의의 장에서 한국이 리더십을 발휘해 개도국과 신흥국을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스티글리츠 교수는 진보 성향을 지닌 미국의 대표적 경제학자로, 2001년 ‘정보경제학’을 개척한 공로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곽정수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선임기자 jskwak@hani.co.kr한겨레에서 보기: 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016017.html 

“기존 청년담론, 일부 집단 과잉대표…약자층 포함해야”

<2021 아시아미래포럼>청년포럼천주희 문화연구자, 논의 한계 지적변재원 장애인권 활동가 경험 발표“변화, 과거부정보다 현실에서 시작”제12회 아시아미래포럼 첫째 날 행사로 ‘청년들이 만드는 균열, 연결 그리고 상상력’을 주제로 열린 청년포럼에서 이슬아 작가가 발언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20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아시아미래포럼 청년포럼 세션에서는 20~30대 젊은이들이 연사로 나서 ‘청년들이 만드는 균열, 연결, 그리고 상상력’을 주제로 열띤 발표와 논의를 진행했다. 이승윤(41) 중앙대 사회복지학부 교수가 좌장을 맡고, 변재원(27) 장애인인권 활동가, 이슬아(29) 헤엄출판사 대표, 조소담(30) 미디어 닷페이스 대표, 천주희(35) 문화연구자가 패널로 참여했다. 천주희 연구자는 기존 청년담론의 한계를 지적하며 언론, 정치, 기업 등 주류 권력이 다루는 청년담론의 문제를 세가지로 짚었다. 첫째, 부동산·주식 열풍에서 지배적 담론은 기성세대라는 추상적 집단을 만들고 대항집단으로 청년을 설정하고 이 문제가 청년세대만의 문제인 것처럼 ‘세대주의’로 환원한다는 점이다. 둘째, 성차별·비정규직 문제처럼 구조적인 문제를 청년세대의 갈등 문제로 제기한다는 점이다. 성차별 문제가 어떻게 갈등의 문제로 치환될 수 있느냐는 물음이다. 셋째, 담론은 현실을 반영해야 하는데 언론이나 출판사에 따라 특정한 청년을 포함하거나 배제한다는 점이다. 현재 청년담론은 남성, 대졸자, 수도권 거주자, 비장애인을 과잉 대표하고 있기 때문에 비판적으로 검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천주희씨는 “청년담론에는 무더위에 전단지를 붙이다가 쓰러진 청년의 삶도 있어야 하고, 특성화고 실습생으로 요트에 붙은 따개비를 제거하다가 숨진 청년의 이야기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변재원 활동가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서 활동하며 장애인 관련 제도를 변화시키는 생생한 경험을 발표했다. 그는 “제도를 바꾸려면 현재의 법과 제도를 뛰어넘어야 하는데 이는 오늘의 행동에 근거해야 한다”며 “혁신은 과거와 오늘을 무시하는 결과물이 아니다”라고 현실적 딜레마를 지적했다. 그는 또한 청년 정치인에게 붙여지는 창의성과 혁신이라는 수식어에도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변 활동가는 “창의성은 기존과 완전히 다른 게 아니라 현재의 속박과 절차를 명확하게 인식하는 안에서 가능하다”며 “주어진 제약 안에서 포기하지 않고 살아남는 게 창의성이지 갑자기 잠들었다가 꿈에서 본 게 아니다. 정치 혁신, 창의성도 과거를 부정하는 데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현재의 제도를 살피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넘을 수 없고 새로운 제도를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청년에 대해서 과도한 환상을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포럼에는 새로운 실험으로 변화를 구현 중인 사례도 발표됐다. 헤엄출판사 이슬아 대표는 “글 쓰는 걸 좋아했지만, 현실은 신문·잡지 등 누군가가 요구하는 글을 쓸 수밖에 없었다”며, 이에 대한 반성과 질문을 통해 스스로 자신을 ‘간택’해 쓰고 싶은 글을 쓰고 직접 판매하는 구독모델 ‘일간 이슬아’ 발행에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 온라인 성폭력 등 기존 미디어가 소홀히 하는 주제를 집중 보도한 <닷페이스>를 창업한 조소담 대표는 “균열을 만드는 힘은 곁에 서서 이야기를 건네 그동안 이야기를 하지 못하고 있었던 사람들이 뭔가 터져나오는 이야기를 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비결’을 공개했다. 구본권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starry9@hani.co.kr 한겨레에서 보기: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016016.html 

“인간에겐 공존·협력하려는 본성이 있다”

<2021 아시아미래포럼>특별강연뤼트허르 브레흐만 네덜란드 언론인‘이기적·탐욕적 본성’ 통념에 반박낯선 이가 곤경 처하면 90% 도와뤼트허르 브레흐만 유럽 대안 언론 <코레스폰던트> 창립멤버가 ‘위기, 인류에 내재된 ‘협력의 스위치’를 켜라’를 주제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가장 다정한 인류가 살아남았다고 생물학자들은 말한다. 빙하기 시절 자기중심적이고 오만한 사람은 무리에서 쫓겨나 쓸쓸하게 죽었을 것이다.” 원시 상태에서 인간은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을 통해 생존한 것이 아니라, 서로에게 다정한 존재였던 덕택에 살아남았다는 주장이다. 2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12회 아시아미래포럼에서 <휴먼카인드>의 저자 뤼트허르 브레흐만은 ‘위기, 인류에 내재된 협력의 스위치를 켜라’ 주제의 특별강연에서 인류의 공존과 협력적 본성을 강조했다. 비대면 영상으로 진행된 강연에서 네덜란드의 탐사보도 언론인이자 역사학자인 브레흐만은 근대 자본주의의 논리적 토대를 이루는 ‘이기적이고 탐욕적인 인간 본성’이라는 통념에 대해 역사적 사실과 자료를 통해 반박했다. 덴마크 심리학자 마리 린데고르가 학술지 <아메리칸 사이콜로지스트>에 최근 발표한 논문은 대도시에서 사람들이 낯선 이의 곤경에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알려준다. 현대 도시엔 어디에나 폐회로텔레비전(CCTV)이 설치돼 있어 실제 사람들의 행동을 관찰하는 데 유용한데 런던·케이프타운·코펜하겐·암스테르담에서 1천건 이상의 영상을 분석한 결과는 놀라웠다. 영상 분석 결과 90% 이상의 사람들은 서로 돕는다는 게 밝혀졌다. 브레흐만은 인간의 생물학적 진화도 공존과 협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진행되었음을 강조했다. 사람은 동물 중에서 얼굴을 붉히는 유일한 동물이며, 눈동자에 흰자위(공막)가 있는 유일한 동물이라는 신체적 특성을 지닌다. 얼굴 붉힘은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감정적 약점을 드러내는 신호이고, 흰자위를 통해 눈동자의 응시 방향을 노출하는 행위는 사냥감에게 피하라는 알림이 된다. 보노보·침팬지·오랑우탄을 포함한 200여종의 영장류는 하나같이 홍채 주변이 어둡다. 브레흐만은 이처럼 얼굴빛과 눈동자를 통해 자신의 상태를 노출하는 인간의 신체적 특성은 사람들 간에 상호 신뢰를 형성하기 위해 진화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인간의 탁월함은 소통하고 서로를 신뢰하며 협력할 수 있다는 점이며, 사람은 무엇보다 다른 사람들의 마음에 들고 싶어 하며 집단의 일부가 되기를 절박하게 희망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인간의 이기적 본성을 드러낸 사례로 알려진 1970년대 필립 짐바르도 교수의 ‘스탠퍼드대 감옥 실험’은 교도관 역할을 맡은 학생들에게 “가능한 한 가학적이고 상스럽게 행동하라”는 짐바르도 교수의 특별한 지시에 영향받은 사실상의 ‘조작된 실험’이라는 점이 나중에 밝혀졌다고 말했다. 또한 ‘방관자 효과’로 알려진 뉴욕시 제노비스 살인사건도 실제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브레흐만은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논리가 서구문화에 뿌리 깊지만 전쟁은 농경시대 이후인 비교적 최근의 일이고, 인류는 대부분의 세월을 공존하고 협력하는 존재로 살아왔음을 역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역사가로서 그는 ‘노예제 폐지’처럼 인류는 얼마든지 더 나은 현실을 추구하고 만들어낼 수 있는 존재라고 강조했다.  구본권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starry9@hani.co.kr한겨레에서 보기: 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016023.html  

“‘정의로운 친환경 전환’ 핵심은 실직 구제와 정규직 확대”

<2021 아시아미래포럼>특별세션섀런 버로 국제노조연합 사무총장그라파코스 녹색성장기구 수석“저소득국 화석연료 탈피 보상 필요”산디프 파이 전략국제문제연 책임자“단기에 전환 안돼…장기적 계획 중요”김현우 에너지기후정책연 위원“한국노조도 소극적 태도 벗어나야”이상헌 국제노동기구 국장“모든 취약층 포함해 바꿔나가길”20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공존을 위한 대전환: 함께 만드는 미래’를 주제로 열린 ‘제12회 아시아미래포럼’ 첫날 특별세션 ‘소외, 차별 없는 대전환을 위하여’가 진행되고 있다. 화면 왼쪽부터 토론 좌장인 이상헌 국제노동기구(ILO) 고용정책국장, 기조연사 섀런 버로 국제노동조합연합(ITUC) 사무총장, 스텔리오스 그라파코스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 수석 이코노미스트, 산디프 파이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선임연구책임자(CSIS), 스레스타 바네르지 인도 ‘아이포레스트’ 기후정의 프로그램 책임자. 단상 위 김현우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기획위원.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2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12회 아시아미래포럼 특별세션의 화두는 ‘정의로운 전환’이었다. ‘소외, 차별 없는 대전환을 위하여’라는 주제 아래 기조연사와 토론자들은 탈탄소 시대, 녹색전환의 과정과 결과 모두 정의로운 길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논의의 초점을 맞췄다. 기조발제한 섀런 버로 국제노동조합연합(ITUC) 사무총장은 “정의로운 전환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일자리”라며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의 재취업과 재교육을 돕고 녹색 부문 투자로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일자리를 계속해서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버로 사무총장은 162개국 노동자 약 1억8천만명이 가입한 세계 최대 노조 단체인 국제노조연합을 이끄는 ‘정의로운 전환’의 전도사로 불린다. 정의로운 전환은 급격한 산업 구조 변화의 비용을 특정 계층 노동자와 지역, 국가에 떠넘기지 않고 함께 부담하자는 게 핵심이다. 이해관계자가 직접 논의에 참여하고 일자리 유지, 재교육 및 재훈련, 신산업 고용 연계, 공동체 재구성 등을 통해 ‘모두에게 정의로운 친환경 전환’을 이루자는 얘기다. 버로 사무총장은 “산업 변화로 은퇴 시점이 바뀐 모든 노동자에게 연금을 제공하고 소득도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며 “녹색 분야 투자로 만들어지는 신규 일자리를 통해선 현재 비정규 부문에서 일하는 세계 노동 인구의 60%를 정규직으로 편입시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성차별 해소를 위해 여성 노동자에게도 대대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고 했다. 정의로운 전환은 한 국가 내부의 문제만은 아니다. 저소득 국가일수록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고 선진국이 주도하는 기후변화 대응 요구에 따른 충격도 크기 때문이다. 스텔리오스 그라파코스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 팬데믹은 선진국과 저소득 국가 간 경제 불평등을 악화시켰다”며 “저소득 국가가 화석연료 의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사회적 안전망을 강화하거나 선별적 현금 지급을 도입하는 보상 조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라파코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를 위한 재원 마련 방안으로 탄소 가격 인상을 제안했다. 또 그는 “국제연합(유엔) 조사에 따르면 전세계 인구에서 가장 부유한 1%가 가장 가난한 50%보다 많은 탄소를 배출하고 있다”며 “이 1% 부유층이 자신의 소비 행동을 바꿔 탄소 배출량을 30분의 1로 줄여야 한다”고 꼬집었다. 정의로운 전환은 단시간에 이룰 수 있는 건 아니다. 산디프 파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책임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석탄 생산량의 90%를 차지하고 여기서 일자리와 소득을 얻는 음푸말랑가 사례를 들었다. 그는 “사람들이 수백년간 공생해온 생태계와 일자리가 더는 지속가능하지 못하다는 인식을 해야 한다”며 “정의로운 전환은 하루아침에 달성되는 것이 아닌 만큼 장기적인 계획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레스타 바네르지 인도 ‘아이포레스트’ 기후정의 프로그램 책임자는 “기존 산업을 곧바로 중단하는 것보다 산업 전환을 시작하겠다거나 석탄업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지역사회에 먼저 얘기하고 초기 단계부터 소통하는 게 사회적 긴장을 훨씬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정의로운 전환의 핵심 이해관계자인 노조의 과제도 있다. 김현우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기획위원은 “한국의 노동조합은 ‘왜 고생한 우리가 기후변화의 일방적인 피해자가 돼야 하는가’라고 반응하는 등 전환에 다소 소극적”이라며 “1998년 외환위기 사태 당시 노동자와 노조의 양보로 정부·노동자·기업 간 삼자 테이블이 마련되는 등 사회적 주체 간 신뢰를 구축한 경험이 약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김 위원은 “노조가 누구와 친구가 되고 어떻게 산업과 에너지 전환을 실현할 것인지, 그리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어떤 청사진을 그릴 것인가 하는 과감한 질문이 필요하다”고 했다. 토론 진행을 맡은 이상헌 국제노동기구(ILO) 고용정책국장은 “지난주 한국에서 젊은 노동자가 일하던 석탄공장이 녹색 전환으로 인해 문을 닫게 되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뉴스를 접했다”며 “정의로운 전환을 위해선 신뢰와 연대 그리고 모든 취약계층 사람들을 포함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한겨레에서 보기: www.hani.co.kr/arti/economy/marketing/1016021.html 

마이클 샌델 “백신·교육에서 ‘능력주의 함정’ 작동”

<2021 아시아미래포럼>기조세션2마이클 샌델 미 하버드대 교수연구개발비 충당 가능한 선진국이백신의 과실 독식하면 공동선 붕괴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 교수(왼쪽)가 김선욱 숭실대 학사부총장(가운데), 김은미 이화여대 총장과 ‘능력주의와 공정, 그리고 정의’를 주제로 화상 대담을 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20일 아시아미래포럼 첫날 비대면으로 진행된 기조강연에서 모더나와 화이자 같은 공공투자로 개발된 백신의 특허권 보호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샌델 교수와의 대담은 지난 8월25일 사전 녹화됐다. 모더나와 화이자는 지난 8월 백신 공급 가격을 인상해 백신을 구입하지 못한 나라들을 애태우고 있다.샌델 교수는 “미국 정부가 백신 개발을 위해 모더나에 총 25억달러(약 2조9700억원)를 지출했다. 하지만 국가 간 백신 불평등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며 백신 특허권 중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막대한 공공기금이 투입돼 개발된 백신의 과실을 민간 제약사가 독식하도록 내버려두면 코로나 같은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는 것이다.백신 불평등은 ‘능력주의의 함정’이 국가 간 관계에서 어떻게 작동되는지 잘 보여준다. 막대한 연구개발 비용을 충당할 수 있는 선진국이 그 결실을 독식하게 되면 인류의 공동선은 붕괴되고 공공의 이익은 쉽게 무시된다. 이런 상황은 전혀 공정하지 않은 것이다. 백신 불평등이 연구개발 능력에 따른 결과로 당연하게 받아들여져서는 안 되는 이유다.샌델은 이날 토론자로 나선 김은미 이화여대 총장의 “교육과 연구개발에도 능력주의의 함정이 작동한다”는 지적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연구개발에 대한 공공투자를 더욱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혁신과 연구개발이 민간투자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시장의 우선 과제가 혁신의 방향을 결정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는 “실리콘밸리나 월가의 큰손들에게 시민의 운명을 맡기면 안 된다”고 했다. 공동선과 세계적 공익으로부터 점점 멀어지는 선택이기 때문이다. 샌델은 “연구개발과 혁신에 공공투자가 강조되면 우리는 민주시민으로서 어떤 종류의 혁신과 기술적 진보가 공동선에 잘 부합하는지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샌델은 세계의 공동선을 위해 선진국이 좀 더 겸손해질 것을 제안했다. 그는 아프가니스탄 철군을 미국이 국제관계에서 겸손의 교훈을 배워야 하는 사례라고 했다. 그는 “지난 20년 동안 탈레반을 상대로 1조달러가 넘는 돈을 썼지만 더욱 혼란스러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며 “미국 외교 정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오만에 대해 재고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샌델 교수는 한국에서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엘리트 대물림’ 현상에 대한 김선욱 숭실대 부총장의 질문에 “토지와 같은 막대한 부를 물려받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문화·교육적 혜택의 형태를 취한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샌델은 상속세나 ‘평준화’ 같은 강제적인 정책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자칫 “부모들에 의한 자녀의 교육적, 지적, 문화적 발달 함양이 금지되는 것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인생의 성공이 한국의 유명 대학이나 아이비리그 대학 입학 여부에 좌우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샌델은 그 해법으로 노동의 존엄에 초점을 맞출 것을 제안했다. 그는 “코로나 사태는 우리가 종종 무시하는 노동자들에게 얼마나 많이 의존하는지 깨닫게 했다. 택배 노동자, 식료품 점원, 간호조무사, 아동돌봄 노동자, 트럭 운전사, 쓰레기 수집상 등은 우리 사회에서 높은 보수를 받거나 존경을 받는 노동자들이 아니다. 하지만 팬데믹을 겪는 동안 그들은 ‘필수 노동자’라고 불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샌델은 “그들이 받는 보수와 존재감을 그들이 수행하는 노동의 중요성과 더욱 잘 부합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대중적 토론을 시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춘재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선임기자 cjlee@hani.co.kr 한겨레에서 보기: 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016018.html

<정의란 무엇인가> 저자 “백신 불평등…특허권 당장 멈추자”

2021 아시아미래포럼개막 첫날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 기조강연조지프 스티글리츠 “녹색경제 전환, 일자리 창출”2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21 아시아미래포럼’에서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백기철 한겨레신문사 편집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박병석 국회의장, 김현대 한겨레신문사 대표이사, 김부겸 국무총리, 김은미 이화여자대학교 총장.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코로나 백신 불평등을 해소하려면 백신에 대한 특허권을 지금 당장 중단해야 한다.” <정의란 무엇인가>로 국내에 잘 알려진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20일 한겨레신문사가 주최한 아시아미래포럼에서 이렇게 제안했다. 백신 특허권을 앞세운 제약사의 횡포로 저소득 국가가 백신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샌델 교수는 이날 ‘공존을 위한 대전환: 함께 만드는 미래’를 주제로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아시아미래포럼 첫날 기조강연에서 ‘백신 불평등’을 능력주의의 함정에 빠진 사례로 제시했다. 그는 공공 투자로 개발된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이 제약사의 배만 불리는 현실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다. 샌델은 “값비싼 모더나, 화이자 백신의 특허권을 중단하면 전세계 복제약 제조사들은 모든 사람이 이용하기에 충분한 코로나 백신을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생산할 수 있다”고 했다. 앞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 컬럼비아대 교수는 기조강연에서 “그린(녹색) 경제로의 전환이 훨씬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뿐만 아니라, 기술개발로 혁신을 촉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을 둘러싼 국내 기업들의 반발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과거 혁신을 통해 경제 발전을 이뤄낸 한국은 보다 적극적으로 녹색 전환에 나서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날 개막식에선 김현대 한겨레신문사 대표이사의 개회사에 이어 박병석 국회의장과 김부겸 국무총리가 각각 축사를 했다. 박 의장은 “코로나는 ‘모두가 안전하지 않으면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는 교훈을 남겼다. 글로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국제적 협력과 연대에 나설 때”라고 말했다. 김 총리는 “코로나는 모두에게 공평하지 않았다. 진정한 회복은 불평등과 소외가 해소되는 포용적 회복이 돼야 한다”고 했다. 이번 포럼의 공동위원장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새로운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 과거에는 좋은 제품을 만들고 고용을 늘리면 충분했지만, 지금은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고 사회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올해로 12번째를 맞는 아시아미래포럼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현장 참석 인원을 최소화하고 국외 연사의 강연과 대담을 온라인 화상으로 진행하는 등 방역지침을 철저히 준수하는 가운데 이틀 일정으로 진행된다.이춘재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선임기자 cjlee@hani.co.kr한겨레에서 보기: 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015997.html

[사설] 불평등·기후변화 ‘대전환’ 길 찾는 아시아미래포럼

제12회 아시아미래포럼이 ‘공존을 위한 대전환’을 주제로 20~2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다. 사진은 지난해 12월2일 열린 제11회 아시아미래포럼 모습.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한겨레신문사가 주최하는 ‘2021 아시아미래포럼’이 20~21일 이틀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다. 올해로 12번째를 맞는 아시아미래포럼이 내건 주제는 ‘공존을 위한 대전환: 함께 만드는 미래’이다. 코로나19로 불평등과 기후위기의 심각성이 더 고통스럽게 다가오는 이 시기에 대전환의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은 시의적절하다. 이번 포럼에서는 세계적인 석학과 정치인, 학자, 시민사회 활동가, 청년 등이 모여 지혜를 나눈다. 행사 첫날에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석좌교수가 ‘기후위기 시대, 불평등 극복의 경제학’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한다. 정의론의 대가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능력주의가 어떤 함정에 빠질 수 있는지 화두를 던진다. ‘정의로운 전환’의 전도사로 불리는 섀런 버로 국제노동조합총연맹 사무총장은 ‘소외, 차별 없는 대전환을 위하여’를 주제로 강연한다. 둘째 날엔 사회적 경제, 생태 전환, 사람 중심 이에스지(ESG), 탈탄소 시대의 노동, 플랫폼 노동 등을 주제로 토론이 펼쳐질 예정이다. 지금의 위기는 시장만능 자본주의와 화석연료 의존 경제모델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점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부의 격차가 커지고, 세대 간 불공평이 확대되며, 방역의 충격이 자영업자·취약계층에 집중되는 양상이다. 또한 기후위기는 가속화하고 있는데, 글로벌 공급망 훼손과 에너지 위기가 겹치면서 일부 국가는 탄소중립 정책에서 후퇴할 조짐까지 보인다. 기존의 경제·사회정책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대재난에 맞닥뜨리고 있다. 초대형 위기는 사회경제체제의 균열을 초래하는데, 지금이 바로 그런 시기이다. 위기는 변화를 위한 절호의 기회다. 불평등과 기후위기를 극복할 새판 짜기에 나서야 한다. 기존 체제가 강자가 독식하고 약자는 배제되는 자유방임, 과잉소비·과잉투자 중심 모델이었다면, 새로운 체제는 국가의 역할을 강화해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 모델로 전환돼야 한다. 사회구성원 모두의 성찰과 국제적 연대, 그리고 자본주의의 민주적 통제 속에서 사회적 약자를 낙오시키지 않는 정의로운 전환을 이뤄내야 한다. 지난 11년간 번영과 지속가능성 사이에서 균형을 찾기 위한 대안을 모색해온 아시아미래포럼이 공존을 위한 대전환의 길을 찾는 데 가교 구실을 하기를 기대한다.한겨레에서 보기: 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1015805.html​ 

“오래쓰는 제품 만들어 덜 사도록, 이것이 지구 되살리는 경영”

<2021 아시아미래포럼>미리 만나보는 주요 연사 ⑤ 빈센트 스탠리“지구 자원은 이미 한계점 도달기후 위협도 그 어느 때보다 커져사회적 가치, 장기적으로는 이익기업은 무분별한 소비 경제 대신몇 세대 걸쳐 쓰일 제품 만들어야소비자는 보여주기식 소비 자제를”빈센트 스탠리가 파타고니아 사무실에서 기업의 경영 철학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파타고니아 제공“우리는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 사업을 한다.” 미국 아웃도어 의류업체인 파타고니아가 신조처럼 여기는 사명이다. 이윤보다 환경을 먼저 생각하는 이 업체의 경영철학 기조는 1973년 창립 이후 이어지고 있다. 회사 설립과 방향 설정에 큰 영향을 끼친 빈센트 스탠리(69) 파타고니아 철학담당 임원은 환경 유해 요인을 줄이기 위한 ‘발자국 연대기’와 제3세계 노동자 권익 보호를 위한 ‘공정무역’ 인증을 잇따라 도입했다. 스탠리는 오는 20일 개막하는 제12회 아시아미래포럼을 앞두고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과 전자우편 인터뷰에서 “우리는 무분별한 소비경제에 등을 돌리고, 유용하면서도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파타고니아는 지난해 9월 전세계 곳곳에서 진행된 ‘글로벌 기후파업’에 공개적으로 지지를 표명했다. 해마다 매출액의 1%는 풀뿌리 환경단체에 기부한다. 파타고니아는 이 돈을 ‘지구세’(earth tax)라고 부른다.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일으킨 환경오염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는 취지다. 스탠리는 환경 문제를 중시하는 이유에 대해 “인류가 직면한 기후변화의 위협이 그 어느 때보다 크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포럼 둘쨋날 ‘사람 중심 이에스지(ESG), 에이치이에스지(HESG)는 가능한가’ 세션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경영 철학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한다.―파타고니아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기업가치와 경영철학은 무엇인가? “선진국 경제는 빠르고 무분별한 소비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하지만 지구 자원은 한계 지점에 도달한 상태다. 이제는 그동안 해오던 방식에 변화를 줘야 한다. 한가지 예로 우리는 재생 가능한 유기농 면화를 재배하고 있다. 토양에 화학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경작을 줄이고, 윤작과 혼작을 추구해야 한다. 건강한 토양은 물을 많이 주지 않아도 되고, 탄소를 제거하며, 생태계 전체에 연쇄적인 재생 효과를 발생시킨다.” ―사회적 가치를 우선하면서 이윤 추구가 가능한가? “과거에는 기업들이 사회적 가치를 비용으로 생각했지만, 사실은 투자로 여겼어야 했다. 환경 목표를 세우는 것은 장기적인 손익 관점에서 에너지와 물 절약, 쓰레기 절감 등의 형태로 비용을 줄인다. 이런 노력을 통해 경쟁 우위를 얻을 수 있다. 10년 전만 해도 우리는 이윤과 목적(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경영 철학) 사이에서 위태로운 균형을 유지했지만, 혁신 제품을 만들고 고객 충성도가 높아지면서 매출 증대의 효과를 가져왔다.” ―현실적으로 의류 생산 또한 환경에 영향을 끼친다. 기업은 어떤 일을 할 수 있는가? “환경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의류업체가 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은 몇 세대에 걸쳐 입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 또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로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기능과 내구성이 뛰어나고 수선이 용이한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것은 곧 지구를 되살리는 일이 될 수 있다. 소비자도 자신이 어떤 힘을 가졌는지 알아야 한다. 한벌의 옷을 4~5번만 입고 버리는 것은 기업이 더 많은 옷을 만들도록 장려하는 행위다.” ―2011년 <뉴욕 타임스>에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Don’t buy this jacket)라는 카피의 광고를 한 적이 있는데, 의류업체의 상술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사실 블랙프라이데이에 이런 문구를 담은 광고를 내면 회사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이사회는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기업은 유용한 제품을 올바르게 만들어야 하고, 소비자는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면서 구매한 제품은 소중히 다뤄야 한다는 메시지다. 보여주기 위해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사는 행위는 자제해야 한다.” ―성장에 초점을 맞췄던 기업들이 환경, 사회책임, 지속가능성에 눈을 돌리고 있다. 하지만 환경에 해로운 산업이 녹색산업인 양 포장되기도 하고, 일부는 광고를 이용해 소비자를 속이기도 하는데? “큰 실수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기업은 고객 신뢰와 사회적 평판을 모두 잃을 각오를 해야 한다. 근거 없는 주장에는 투자자도 등을 돌린다.” <끝> 홍대선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어젠다센터장 hongds@hani.co.kr한겨레에서 보기: 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015516.html

섀런 버로 “노동자 낙오 없는 탈탄소 경제를 설계하자”

<2021 아시아미래포럼>미리 만나보는 주요 연사 ④ 섀런 버로 국제노동조합연합(ITUC) 사무총장“기후변화 따른 산업 전환의 길발전·화학 등 업종엔 일자리 위기지구와 사람을 함께 중심에 둔‘정의로운 전환’ 유일한 대안 떠올라새 일자리 찾고 노동자 지원 위해정부·노사 사회적 대화 마주앉아야”섀런 버로 국제노동조합연합(ITUC) 사무총장이 2018년 7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제4차 국제노동조합연합 세계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국제노동조합연합 제공최근 국내 자동차 노사가 이례적으로 손을 잡고 “전기차 보급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의견을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위원회에 냈다. 이처럼 탄소 배출이 많은 자동차·발전·제철·석유화학 업계에 기후변화에 따른 산업 전환은 존망의 문제로 다가온다. ‘정의로운 전환’(Just Transition)은 탄소중립으로 가는 과정과 결과가 모두에게 정의로워야 한다는 뜻이다. 특정 계층과 지역에 피해가 집중되고, 질 좋은 일자리가 사라지면 갈등이 커져 탈탄소 경제로의 이행도 어려워진다. 국제노동계가 2000년대 들어 정의로운 전환을 전략으로 채택하고 2015년 파리기후변화 협약 등 국제기후레짐에 그 개념과 원칙을 반영하려 노력한 것도, 환경과 노동의 반목이 아니라 통합적 대응이 정답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기후위기와 불평등을 동시에 해결되어야 할 과제로 보는 정의로운 전환의 관점은, 지속가능한 경제사회 패러다임을 모색하는 운동으로 확장하고 있다.‘정의로운 전환 전도사’로 불리는 섀런 버로(67) 국제노동조합연합(ITUC) 사무총장은 아시아미래포럼 첫날인 20일 오후 ‘소외, 차별 없는 대전환을 위하여’를 주제로 한 특별세션에서 기조발제를 한다. 고조할아버지부터 이어지는 노동운동가 집안에서 자란 오스트레일리아 출신 버로 총장은 교원노조 활동을 하다 국제노동계의 리더로 성장했다. 한국노총, 민주노총을 포함해 전세계 163개 지역, 332개 노동조합, 2억명의 노동자가 속해 있는 세계 최대의 노동조합단체 사무총장을 2010년부터 맡아 이끌고 있다. 그를 이달 초 전자우편으로 사전 인터뷰했다. ―왜 기후위기가 곧 노동의 문제인가? “죽어버린 지구에 일자리가 있을 리 없다. 기후를 안정화하려면 모든 영역에서 전환이 일어나야 하는데 이는 우리 일생에서 가장 큰 체제 변화일 것이다. 기후, 불평등, 보건의 복합위기 국면에서 전세계 노동자들은 위험과 기회의 한복판에 서 있다. 기회의 실현은 우리가 지속가능하고 회복력 있는 미래를 만들어낼 때만 가능하다. 전환 과정에서 직장을 잃을 위험은 새로운 에너지, 인프라, 지속가능한 생산 과정에 대한 투자를 통해 대처할 수 있다. 보건, 교육, 아동 및 노인돌봄에 대한 투자도 미래에 닥칠 극심한 기후변화의 충격에서 회복하는 힘을 키워줄 것이다. 이 모두 일자리의 문제다. 전세계 노동자 중 40%의 정규직을 뺀 나머지는 불안정하고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임금을 받는 노동시장 구조도 바꿔야 한다. 이런 것들은 기후정의에 입각한 새로운 사회계약의 필요성을 말해준다.” ―정의로운 전환의 원칙과 권고 사항은 무엇인가? “노동자와 지역이 버려지지 않도록 기업, 노동자, 정부가 사회적 대화 자리에 마주 앉아야 한다. 전환되는 직종의 퇴직자에게는 연금을 제공하고, 젊은 노동자에게는 수입 보조, 기술 지원, 재취업 지원 등의 조처를 마련해야 한다. 어려워진 지역사회를 재생하는 프로그램도 필요하다.” (버로 총장이 언급한 것들 외에 전환기금 조성,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투자, 기업의 탈탄소 전환 계획 마련 등도 정의로운 전환이 담고 있는 원칙들이다.) ―이런 원칙이 정부 정책이 되도록 하기 위해 노동계는 무엇을 할 계획인가? “각국 정부가 일자리와 정의로운 전환이 기후변화 대응에서 핵심이란 점을 인식하도록 캠페인을 지속할 것이다. 더 많은 경영자가 정의로운 전환의 원칙 아래 경영 계획을 세워야 하고, 투자자들도 단순히 좌초자산(석탄, 석유 등 화석연료에 투자된 시설 등)에 투자하지 않는 데만 신경쓸 것이 아니라 노동자와 지역사회가 낙오하지 않도록 하는 책임도 자신들에게 있다는 것을 알도록 할 것이다.”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어떤 협력체계가 필요한가? “모든 투자와 공급망은 이에스지(ESG: 환경, 사회, 지배구조) 관점을 가져야 한다. 주요 7개국(G7) 등 다자기구와 정부 역시 이에스지 관점을 가져야 한다. 사회적 대화와 정의로운 전환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설계하는 데 핵심이다. 사람과 지구를 중심에 두는 것은 불평등과 분열을 더 이상 심화하지 않기 위해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지다. 이는 모두의 안녕을 위한 일이다.” 이봉현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장bhlee@hani.co.kr 한겨레에서 보기: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015326.html

우리는 지구를 되살리려 사업을 한다

<2021 아시아미래포럼>특별강연: 빈센트 스탠리 파타고니아 철학담당유기농 목화 사용·‘지구세’ 기부 등이윤 추구보다 사회적 가치 중점관행 탈피 행보에 고객 충성도 상승빈센트 스탠리. 파타고니아 제공미국 아웃도어 의류업체 파타고니아의 철학담당 임원인 빈센트 스탠리는 창업자인 이본 쉬나드와 함께 환경 보호 신념을 기업 경영에 반영하고 있다. 이윤보다 환경을 우선시하는 이 업체의 경영 기조는 1973년 창립 이후 이어지고 있다. 스탠리는 오는 20일 개막하는 제12회 아시아미래포럼 둘쨋날 세션에서 특별강연을 할 예정이다. 그는 지난 9월 말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과 전자우편 인터뷰에서 “우리의 경영 철학은 무분별한 소비 경제에 등을 돌리고, 유용하면서도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사업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의 사명(Mission Statement)은 독특하다. “우리는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 사업을 한다”(We’re in business to save our home planet)이다. 파타고니아는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최고의 제품’을 추구한다. 하지만 의미는 다르다. 이들이 말하는 최고의 제품은 ‘기능이 뛰어나야 하고, 수선이 용이해야 하며, 무엇보다 내구성이 월등해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스탠리는 “환경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은 몇 세대에 걸쳐 입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 또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로 제품을 만드는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것은 곧 지구를 되살리는 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파타고니아는 자신들 또한 환경 훼손을 유발하는 산업생태계 안에서 사업을 해왔음을 각성한 이후 1996부터 모든 제품에 유기농 방식으로 재배한 목화에서 나온 면을 사용한다. 사업 초기 가격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많았고 재고가 쌓여 경영상의 어려움도 여러차례 있었다고 한다. 그때마다 파타고니아는 남은 재고를 재난 지역에 기부했다. 스탠리는 “10년 전만 해도 이윤 추구와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사업) 목적 사이에서 위태로운 균형을 유지했으나, 부단한 혁신을 통해 탄생한 제품과 관행이 고객 충성도를 한층 높여주면서 매출 증대의 효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파타고니아는 지난해 9월 전세계 곳곳에서 진행된 ‘글로벌 기후파업’에 공개적으로 지지를 표명했다. 해마다 매출의 1%는 풀뿌리 환경단체에 기부하고 있다. 파타고니아는 이 돈을 ‘지구세’라고 부른다.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일으킨 환경 오염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는 취지다. 환경 문제와 관련해 이 업체가 독특한 행보를 보이는 이유는 분명하다. “인류가 직면한 기후변화의 위협이 그 어느 때보다 크기 때문이다.” 스탠리는 “선진국 경제는 빠르고 무분별한 소비에 전적으로 의존한다”면서 “지구 자원은 한계 지점에 도달한 상태다. 이제는 우리가 그동안 해오던 방식에 변화를 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홍대선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어젠다센터장 hongds@hani.co.kr 한겨레에서 보기: 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014957.html

ESG경영의 진화 ‘사람 중심 ESG’를 소개합니다

​<2021 아시아미래포럼>세션4: 사람 중심 ESG, HESG는 가능한가투자자들의 기업평가 지표에서‘사회책임경영’ 기업가치로 발전한겨레·시민사회 함께 연구해 온‘HESG’ 새로운 개념 소개하고주주 중심 자본주의에서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 전환 제안파타고니아는 생산과정에서 사회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자체 규율을 통해 그 영향을 줄이고자 한다. 사진은 파타고니아 협력공장의 한 곳으로 의류공장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의 널찍한 공간에서 노동자들이 작업하고 있다. 파타고니아 누리집  이에스지(ESG) 열풍이 거세다. 본래 투자자들이 비재무적 정보로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던 틀 혹은 지표를 지칭하던 용어지만, 최근 이에스지가 뜻하는 범위는 그보다 더 넓다. ‘이에스지 경영’을 자처하는 기업들은 환경 및 사회부문에서 사회책임을 다하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려는 노력을 보여주려 한다. 최근 기후위기와 감염병 등 생태계 위협에 산업의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무늬만 ‘이에스지’인 이른바 ‘워싱’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분위기에 편승해 경영 시스템은 바꾸지 않고 홍보 도구로서만 사용하는 것이다. 아시아미래포럼 둘째날인 10월21일 오후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이 함께 하는 ‘사람중심 ESG, HESG는 가능한가’ 세션에서는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과 시민사회가 진행해 온 ‘에이치이에스지(HESG)’에 대해 발표하고 최근 이에스지 열풍의 원인과 동향, 이해관계자에 대해 논의한다. 여기서 ‘에이치(H)’는 인간을 뜻하는 휴먼(Human)과 전체론적 방법론을 뜻하는 영단어(Holistic) 앞 글자에서 따왔다. 사람과 환경, 사회의 유기적 관계 속에서 기업에게 방향을 제안하고 함께 앞으로 나아가자는 의미다.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은 올해 초 시민사회와 산업계를 아우르는 워킹그룹을 구성해 연구를 진행해왔다. 기조발제를 맡은 빈센트 스탠리 파타고니아 철학담당임원은 영상을 통해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와 철학이 경영 전반에 스며들어있는 파타고니아 사례를 소개한다. 파타고니아 임직원들은 기업 사명과 업무를 분리해서 생각하지 않는다. ‘회사의 가치는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 이를 실현하려면 나와 조직 업무를 어떻게 바꿔나갈 것인가’를 생각하고, 업무에서 실현한다. 기업이 지향하는 가치가 임직원과 경영 시스템에 내재화된 것이다.  장지연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실장은 근래의 이에스지 열풍이 어디에서 기인하는지 흐름과 동향을 짚는다. 장 실장은 1980년대 글로벌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환경 가이드라인을 시작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가이드라인을 거쳐 최근의 이에스지 평가 항목 및 지표들까지 비교·분석한다. 이러한 흐름 속에 공공과 시민사회가 만들어 온 사회적 가치에 대한 담론과 노력들은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민창욱 변호사(법무법인 지평)는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인권을 주제로 발표한다. 인권경영은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기본적 권리를 존중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엄청난 경제·사회적 영향을 가진 거대 다국적 기업들의 인권 침해를 경계하고 개선하기 위해 국제연합에서도 2011년 ‘유엔 기업과 인권 이행 지침’을 채택한 바 있다. 민 변호사는 주요국에서 기업 활동이 인권에 미친 영향을 평가하는 인권영향평가의 규제화 추세를 소개하고 의미를 설명한다. 박은경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시민경제팀장은 에이치이에스지의 개념과 가능성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개별 기업은 물론 전 지구적 차원을 포괄한 에이치이에스지 개념을 소개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사회적 합의를 도모한다. 더불어 주주중심 자본주의에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과 그 안에서 에이치이에스지의 가능성을 엿본다.  이은선 경상국립대 교수(경제학), 윤정숙 녹색연합 상임대표, 김호규 전국금속노동조합 위원장, 이선주 케이티 ESG경영추진실장, 천성현 포스코 기업시민실장, 이봉현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장 등이 토론자로 나서고, 송경용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이사장이 좌장을 맡는다. 양은영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사회변동팀장 ey.yang@hani.co.kr 한겨레에서 보기: 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014954.html

탈탄소로의 전환, 같이 가야 할 ‘일자리의 전환’

2021 아시아미래포럼세션5: 탈산소시대와 노동탄소감축 더 늦출 수 없지만탄소집약 산업 타격 불가피노동·환경 제로섬게임 아닌서로 ‘윈윈’할 새 정책구도 점검인천평화복지연대가 전환사회시민행동,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등 시민단체들과 ‘영흥석탄화력조기폐쇄 인천공동행동’을 구성하고 인천시 영흥도에서 영흥화력발전소 조기 폐쇄를 촉구하는 자전거 행진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후위기 시대에 ‘탄소중립’과 ‘탈탄소산업’으로의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그리고 이는 노동과 직결되는 문제다. 탄소배출 저감을 위해 탄소집약적 산업을 축소시키려면 해당 산업과 종사자, 산업이 분포한 지역사회가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때문에 몇년 전부터 국제사회에서는 ‘정의로운 전환’ 논의가 활발하다. 특히 노동계에서는 일자리와 환경의 제로섬게임이 아닌 환경 문제 해결에 노동자가 주체·주도적으로 참여하자는 의지가 담겨있다. 산업전환기 마다 겪었던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슬기롭게 난관을 헤쳐 나가기 위함이다. 탄소 집약적 산업에 속한 기업 전환 지원, 노동자들의 재교육, 사회적 대화 등에 대한 이해관계자 설정과 시스템 구축이 논의되고 있다.올해 아시아미래포럼 둘쨋날인 10월21일 한국노동연구원과 함께하는 ‘탈탄소시대와 노동’ 세션에서는 산업 전환 시기에 노동의 과제들을 점검하고, 전환 과정에서 공정성과 더 나은 양질의 일자리에 대한 방안을 모색한다. 발제자로 나서는 오상봉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탄소감축 정책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짚는다.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한국판 뉴딜’과 ‘2050 탄소중립’ 정책은 저탄소, 디지털 산업으로의 전환 의지를 확고히 보여준다. 2025년까지 160조원을 투자해 약 19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고, 이를 발판으로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견인하자는 것이다. 오 연구위원은 이러한 정부 정책 기조가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진단하고, 탄소중립이 산업과 고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한재각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기획위원은 ‘정의로운 전환’에 대한 담론과 함의를 분석할 예정이다. 한 기획위원은 정부가 2020년부터 사용하고 있는 ‘공정한 전환’과 노동계 및 시민사회에서 사용하는 ‘정의로운 전환’ 담론의 차이를 비교한다. 이를 위해 국제적으로 ‘정의로운 전환’ 개념이 나오게 된 배경과 범위, 확장성을 소개한다. 정의로운 전환은 노동계에서 형성된 담론이지만 이후 시민사회에서 기후위기와 사회적 불평등을 동시에 해결하려는 노동운동과 기후정의운동의 전략으로 확장되어 사용되고 있다. 정부의 ‘공정한 전환’에서는 이러한 역사와 맥락이 삭제된 채, 경제·산업정책에 종속된 노동정책 구도에서만 필요한 부분이 차출되어 사용되는 점을 지적한다. 더불어 이정희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탈탄소시대의 노동에 있어 우리 사회 쟁점과 방향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노동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세대를 포함해 비정규직, 특수형태근로종사자, 플랫폼 노동 종사자 등이 전환 과정에서 소외되지 않고 주체로서 활동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상존하는 젠더 격차 및 약자에 대한 차별도 전환 과정에서 주요히 고려해야 할 요소 중 하나다.토론자로는 박태주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 노용진 서울과학기술대 교수(경영학),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승택 한국노동연구원 부원장, 김근주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등이 나서며, 박제성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좌장을 맡는다.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과 황덕순 한국노동연구원 원장의 환영사도 예정돼 있다. 양은영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사회변동팀장 ey.yang@hani.co.kr

스마트도시 넘어 포용도시는 어떻게 가능할까

<2021 아시아미래포럼>세션3: 산업환경과 구조변화, 전환과 재편 사이기술혁신 내달려온 산업구조코로나 이후 일터·삶터 대전환양극화 줄이고 삶의 질 높여줄도시의 역할과 산업 재편 논의2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 팬데믹은 일터와 삶터의 모습을 크게 바꿔 놓고 있다. 재택근무와 비대면 회의가 자리잡아가고 있으며,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는 도시의 구조와 기능에 대한 생각도 바꾸고 있다. ‘탄소 발자국’을 줄이고 ‘탄소제로’ 도시를 위한 인프라 재편에 대한 요구도 증가하고 있다. 반면 소득 양극화로 인한 지역간 격차가 깊어지고 개별화된 삶의 방식이 가속화하고 있으며, 이는 도시의 사회·보건·안전 문제로 이어질 우려가 높다. 기술혁신과 코로나가 불러온 대격변의 시대에서 도시의 기능과 산업 환경은 어떻게 변하고 또 어떻게 대응 할 것인가? 아시아미래포럼 이틀째인 21일 오전에 열리는 서울연구원 주관의 ‘산업환경과 구조변화: 전환과 재편 사이’ 세션은 서울시의 산업구조 변화를 중심으로 현황과 과제를 짚어보고 산업전환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다. 김묵한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울의 산업구조 변화와 과제’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산업구조 흐름과 특징을 살핀 뒤 정책 과제를 제시할 예정이다. 김 연구위원은 “서울의 지역내 총생산 성장률은 감소하는 추세이나 산업구조 고도화와 다양화를 통한 지속성장 기반은 확대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정보통신 등 디지털 산업을 중심으로 한 발전이 두드러졌고, 금융 및 보험업, 부동산업, 사업서비스업 같은 생산자서비스업의 비중이 증가한 것도 눈에 띈다. 김 연구위원은 “2000년대 말부터 도시화와 기술발전, 기후변화, 불평등 등 환경변화에 따라 2010년대 초반에는 플랫폼 경제, 디지털 전환, 순환 경제, 포용성장 등의 새로운 패러다임들이 도래했다”며, 이런 산업구조 변화 추세를 고려해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 사태의 충격에 어떻게 대응할 지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 고 강조할 예정이다. ‘기술혁명과 서울의 산업전환 방향’을 주제로 발표에 나설 이영성 서울대 환경대 학원 교수는 최근 정보통신기술(ICT),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교통체증, 미세먼지, 열악한 주거환경 등 고질적인 도시 문제를 해결해 주는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는 ‘스마트시티’를 소개한다. 스마트시티가 목표로 하는 도시 문제 해결에서 나아가 도시 양극화 등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포용적 도시를 위한 조건과 방안들을 제안할 예정이다. 남기범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 교수는 ‘산업 구조 전환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해 발표한다. 부의 양극화로 인한 실업, 주거, 문화적 격차 등 도시 문제 해결을 위한 포용도시 개념과 선결 과제들을 짚어볼 예정이다. 김영수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좌장을 맡고, 임업 연세대 도시공학과 교수, 정준호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 주재욱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이 토론에 참여한다.한겨레에서 보기: 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014952.html​